[휴지통]경찰 위문편지에 “선생님 돌려줘요”

  • 입력 2008년 12월 27일 03시 00분


초등교 해직교사 제자들 ‘출근 봉쇄’ 비난글

초등학교 해직교사의 제자들이 연말을 맞아 경찰에게 보낼 위문편지에 “우리 선생님을 돌려 달라”며 비난하는 내용을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서울 청운초등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이 학교 2∼5학년 학생들은 23일 인근 종로경찰서 경찰관들에게 보낼 위문편지에 “절대 믿지 못할 경찰” “국민을 공격하지 마세요” 등 경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

이번 위문편지는 서울지방경찰청의 요청을 받은 서울시교육청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학교 차원에서 경찰에게 위문편지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이 경찰에 불만을 품게 된 것은 최근 해직당한 6학년 4반 담임 김윤주(34·여) 교사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달라는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경찰이 방패를 들고 교문을 막아섰기 때문.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보는 대신 체험학습과 대체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에서 해임 통보를 받고 12일 학교를 떠났다. 이날 학교는 마지막 수업을 하고 떠나는 김 교사를 제자들이 배웅하려 하자 경찰을 동원해 막았고 17일부터 3일간은 김 교사의 출근을 봉쇄하기 위해 교문에 경찰을 배치했다.

학교 측은 “교사들이 경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편지를 골라내고 원래의 취지에 맞게 감사하는 내용으로 쓴 위문편지만 모아 종로경찰서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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