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해직교사의 제자들이 연말을 맞아 경찰에게 보낼 위문편지에 “우리 선생님을 돌려 달라”며 비난하는 내용을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서울 청운초등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이 학교 2∼5학년 학생들은 23일 인근 종로경찰서 경찰관들에게 보낼 위문편지에 “절대 믿지 못할 경찰” “국민을 공격하지 마세요” 등 경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
이번 위문편지는 서울지방경찰청의 요청을 받은 서울시교육청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학교 차원에서 경찰에게 위문편지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이 경찰에 불만을 품게 된 것은 최근 해직당한 6학년 4반 담임 김윤주(34·여) 교사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달라는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경찰이 방패를 들고 교문을 막아섰기 때문.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보는 대신 체험학습과 대체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에서 해임 통보를 받고 12일 학교를 떠났다. 이날 학교는 마지막 수업을 하고 떠나는 김 교사를 제자들이 배웅하려 하자 경찰을 동원해 막았고 17일부터 3일간은 김 교사의 출근을 봉쇄하기 위해 교문에 경찰을 배치했다.
학교 측은 “교사들이 경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편지를 골라내고 원래의 취지에 맞게 감사하는 내용으로 쓴 위문편지만 모아 종로경찰서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