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은 올해 국민들은 두 10대 스포츠 스타를 보며 위안을 찾았다. 당당하고 거침없이 세계를 호령하는 모습에 열광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수영과 피겨스케이팅에서 타고난 천재성과 남다른 노력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을 통해서 희망을 보았다.
본보가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국민 오누이’로 불리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과 ‘피겨 퀸’ 김연아(18·군포 수리고)를 더블 캐스팅하는 데 이견은 없었다.
박태환은 8월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1초8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한국은 1964년 도쿄 올림픽부터 수영에서 메달 도전을 시작했으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유선이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외신들은 박태환의 금메달 소식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승리”라고 전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13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에게 져 아깝게 2위에 머물러 대회 3연패가 좌절됐다. 하지만 김연아는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냈고 그랑프리 시리즈 5개 대회 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해도 주눅 들지 않고 벌떡 일어나 활짝 웃으며 연기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갈채를 보냈다. ‘피겨 요정’에서 ‘피겨 여왕’으로 성장한 김연아는 일약 CF 퀸으로 떠올랐고 ‘김연아 화장법’ ‘김연아 빵’ 등이 등장하는 등 김연아 신드롬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