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 “환경에 역행하지 않게 개발”
주민들 행사장 곳곳에 현수막 내걸고 착공 환영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29일 경북 안동과 전남 나주에서 처음 시작됐다.
정부는 이날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 안동지구와 영산강 나주지구에서 생태하천 조성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한 총리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정부의 조기 추진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헬기를 이용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열린 두 곳의 착공식에 모두 참석했다.
한 총리는 안동과 나주의 착공식 치사를 통해 “4대 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건설공사가 아니라 경제를 살리고 균형 발전을 촉진하며 생태와 문화를 되살리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는 이 사업에 14조 원을 투입해 경제위기 극복의 전기를 마련하고 국토의 대동맥인 4대 강 유역을 녹색 성장의 거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안동에서 열린 착공식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10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착공식을 축하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축사에서 “낙동강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문화와 생태를 살리는 역사적 대계가 시작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나주지구 착공식 주변에는 ‘썩어가는 영산강을 되살리자’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어 이 사업에 대한 주민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축사에서 “영산강은 농업용수로도 쓰지 못할 정도로 수질이 나빠져 정비가 시급했다”며 “환경에 역행하지 않도록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과 호남은 두 지역의 ‘젖줄’인 낙동강과 영산강이 지역 발전을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수년 전부터 낙동강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안동시와 경북도는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안동시는 2005년부터 ‘낙동강 70리 생태공원 조성’을 시작했다. 안동의 낙동강 28km 유역에 2014년까지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계획과 맞물린다.
김휘동 안동시장은 “안동으로서는 기존의 사업에 정부의 계획이 연결돼 낙동강이 지역을 살리는 ‘생명의 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는 이 사업이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상공회의소 이동수 회장은 “무엇보다 지역에 돈이 풀릴 수 있어야 한다”며 “타 지역의 대형 건설회사들이 공사를 맡더라도 지역의 소규모 업체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6년 7월부터 ‘낙동강 프로젝트’를 시작한 경북도는 4대 강 살리기가 그동안 주춤했던 이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반기고 있다. 낙동강 프로젝트는 낙동강 유역 15개 시군의 문화와 역사, 자연환경을 특색 있게 개발하는 91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경북도 새경북기획단 조병섭 낙동강 프로젝트담당은 “현재 진행 중인 낙동강 프로젝트가 4대 강 살리기를 통해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신정훈 나주시장은 착공식에서 “영산강은 하구둑이 막힌 이후 30년 가까이 쌓인 토사로 유수량 부족은 물론이고 홍수 때마다 잦은 범람으로 치수 기능을 상실했다”며 “영산강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21세기 영산강 르네상스 시대를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나주시청 공무원 김모(34) 씨는 “영산강 사업이 2011년까지 완공되고 일 년 뒤 혁신도시 이전사업도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나주는 물론 전남지역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이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나주지역 주민들도 풍물패 가락을 앞세우고 생태하천 조성공사 축하 플래카드를 행사장 주변 곳곳에서 펼쳐드는 등 공사 착공을 반겼다.
나주 주민 이모(72) 씨는 “영산포에 다시 배가 드나들고 물류 기능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강바닥까지 걷어내야 한다”며 “수질개선을 위해서라도 생태하천 조성과 함께 준설공사를 추가해 뱃길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진석 기자 huh.james@gmail.com
김권 기자 goqud@donga.com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