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일부로 빈곤층에 전력 무상공급
내년 기후 국제회의서 모범사례로 소개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에는 1030장의 태양전지판(모듈)을 갖춘 태양광 발전소가 있다.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에너지 나눔과 평화’가 지난해 12월 만든 제1호 ‘사랑의 나눔발전소’다.
사랑의 나눔발전소는 시민이나 기업의 기부 등을 받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치하고, 전력 판매로 얻을 수익을 에너지 빈곤층과 제3세계 빈곤국가 지원에 활용하는 발전소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지만 ‘환경’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익발전소로서의 의미가 크다.
이 사업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 송파구가 참여한다.
29일 송파구에 따르면 총 17억3000만 원의 설치·운영비 중에서 구가 운영비 3억 원을 투자하고, 내년부터 발전소에서 얻어지는 전력의 수익금을 구내 에너지 빈곤층에 지원하기로 했다.
○15년간 6000가구에 전력 무상 공급
하루 발전량 20kW급의 이 발전소에서 연간 생산되는 전력은 약 350만 kW, 전력 판매 수입은 20억 원이 넘는다. 태양광을 사용함으로써 연간 13만580kg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고, 이는 어린 소나무 묘목 133그루를 매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다고 송파구 측은 설명한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은 한 달 단위로 한국전력에 판매된다. 구는 그 수익금 중 일부를 구내 저소득층 가운데 한겨울 난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구는 연평균 400가구 정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전지판의 내구연한은 20년가량이지만, 실제로 한전에 전기 판매가 가능한 것은 15년 정도다. 이렇게 따지면 15년간 총 6000가구를 지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영순 송파구청장은 “이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량만큼 이산화탄소량을 줄일 수 있고, 투자금의 2배에 이르는 판매수익을 구내 에너지 빈곤층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C40 정상회의에서 소개
송파구는 내년 3월 우선 150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 저소득층 지원금 전달식을 하고, 앞으로 분기별로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공개할 예정이다.
송파구의 에너지 나눔은 내년 5월 18∼2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대도시 기후 리더십 그룹(C40) 정상회의에서 지자체의 환경 정책 모범 사례로 소개될 예정이다.
2013년 이후 개발도상국 온실가스 삭감의무 부여와 ‘탄소배출권 거래제’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송파구 측의 설명이다.
송파구는 이 밖에도 톡톡 튀는 환경 정책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이 놀이기구를 타고 놀 때마다 생기는 동력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기후 놀이터’를 장지동 희망어린이 공원에 만들었다.
내년 상반기(1∼6월)에는 도심 주택가 안에 친수공간을 확보하는 ‘물놀이 놀이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