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시대 무덤에 따라묻힌 순장자 “신분 높을수도… ”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3시 02분


3차원 스캔으로 매장된 여성 순장자 인골을 재구성한 모습. 이 인골은 순장자 중 무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으며 조사 결과 출산 경험이 없는 17세 전후의 여성으로 밝혀졌다. 사진 제공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3차원 스캔으로 매장된 여성 순장자 인골을 재구성한 모습. 이 인골은 순장자 중 무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으며 조사 결과 출산 경험이 없는 17세 전후의 여성으로 밝혀졌다. 사진 제공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경남 창녕군 송현리 가야 고분군에서 출토된 순장 인골을 분석한 결과 순장자들이 잡곡보다 쌀을 주식으로 했으며 육류 섭취 정도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9일 “지난해 송현동 고분군의 15호분에서 출토된 순장 인골 4구를 법의학·해부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남녀 2명씩 묻힌 것으로 나타났다”며 “순장자 모두 쌀과 밀을 주식으로 했고 남성 순장자 1명은 특히 육류의 섭취 정도가 조선시대 양반 무덤에서 발견된 인골들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순장자들은 무덤 입구부터 여성, 남성, 여성, 남성 순으로 매장됐으며 금귀고리를 한 채 무덤 입구에서 발견된 여성 순장자는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17세 전후 여성(키 155.7cm)으로 밝혀졌다. 남성 순장자는 같은 모계 혈족에 속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이성준 학예연구사는 “지금까지는 순장자의 신분을 알려준 단서가 없어 순장자들이 신분이 낮은 노예나 전쟁 포로였을 것이라고만 추정해 왔다”며 “쌀을 주식으로 하고 육류 섭취 정도가 높아 순장자의 신분이 꼭 낮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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