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는 이미 접수됐고,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화살이 과녁의 한복판에 꽂힐지 가장자리에 걸칠지, 아니면 빗나가 버릴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화살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서 이제 와서 힘을 쓸 수도 없다. 그러나 정시모집은 ‘추가합격’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앞서 과녁을 명중시킨 사람이 포기하면 바깥쪽에 있던 내 화살이 안쪽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끝까지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이유다.
주의할 점은 A대학에 최초합격을 하고, B대학의 예비합격을 기다리는 경우에도 정해진 기간(2009. 2.2∼2.4)에 일단 A대학에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록을 하지 않으면 A대학은 최초합격자는 불합격으로 처리하고 다른 예비합격자에게 합격 기회를 준다. 따라서 추가합격을 기다리는 수험생이라면 일단 A대학에 등록한 다음, B대학의 합격통지가 오면 A대학에 등록 포기각서를 제출하고 등록금 환불 요청을 하면 된다.
일부 대학의 전형은 화살이 이미 시위를 떠났어도 수험생의 추가적인 노력에 따라 과녁의 안팎이 결정되기도 한다. 논·구술을 실시하는 대학이 그렇다.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인문계에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인하대 서울교대 춘천교대 등이고, 자연계에선 서울대와 인하대 정도다.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은 논술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논술고사 준비에 끝가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머지 대학도 비슷한 수능 점수대에 많은 학생이 몰려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서울대와 고려대 지원생은 인문계에서도 수리통합 논술이 나온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서울대 인문계의 지난해 정시 논술 3번 문제는 소득분배라는 사회 문제에 평균, 산포도, 로그함수 등 다양한 수리적 개념을 결부시켜 논점을 제대로 잡은 학생이 드물었다. 반면 금년부터 수리통합 논술을 도입한 고려대는 본격적인 수리적 지식이 아닌 통합적인 수리적 사고력을 요구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그동안 출제된 유사문제를 훑어보고, 사고의 전환과 확장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잘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
사범대나 의학계열에서는 구술면접을 실시하는 대학도 많다. 면접 유형이 인성 면접인지 심층구술 면접인지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심층면접은 그 내용이 사실상 논술과 유사하므로 상응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 비교적 단순한 인성면접이라도 시험을 보기 전에 친구나 가족을 가상의 면접관으로 두고 실전연습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장학수 스카이에듀 입시분석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