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경남 합천군이 합천읍 황강변의 이른바 ‘일해공원’에 세우기로 한 표지석(사진) 안내 글 중 일부다. 일해는 전 전 대통령의 호.
합천군은 지난해 ‘새천년 생명의 숲’의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심한 반발을 샀으나 이번에 또다시 전 전 대통령 친필 휘호에다 미화하는 설명을 곁들여 논란을 불렀다. 심의조 합천군수는 한나라당 소속이다.
합천군은 최근 6000만 원을 들여 이 공원 3·1운동 기념탑 옆에 표지석을 세우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표지석은 가로 3.5m, 높이 2m에 무게는 30t가량으로 합천 황강에서 캔 것.
전면에는 전 전 대통령이 한글로 직접 쓴 ‘일해공원’이 적혔고 뒷면에는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하며 이 표지석을 세웁니다. 2008년 12월 31일 합천군수’라고 쓰여 있다.
‘새천년 생명의 숲 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29일 성명을 내고 “합천군은 군민 반대를 무시하고 공원 이름을 변경하더니 비밀리에 혈세로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표지석을 세우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표지석 철거를 요구하고 명칭 철회 집회도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천군은 “지난해 1월 공원 명칭을 바꾼 뒤 표지석이 없어 세우는 것이며 반대 여론을 감안해 제막식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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