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맨손체조 30분씩’ ‘매주 3회 이상 헬스클럽’ ‘수영학원 새벽반 등록’….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해에 꼭 지켜야 할 일’ 리스트에 가장 빈번히 출연하는 화두는 몸일 터. 절반도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연애편지 쓰듯 설레는 손길로 적어 내려가며 우리는 올해도 더 건강하고 더 아름다운 몸과의 사랑을 꿈꾼다.
최근 ‘육체의 탄생’을 펴낸 서울대 기초교육원 이영아 강의교수는 “바야흐로 우리가 몸을 통해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몸에 의한, 몸을 위한 삶을 사는 시대에 다다랐다”고 말한다. 건강하고 아름답고 효율적인 몸을 추구하려는 현대인의 강박이 고도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중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특히 불황과 진화론(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이라는 두 개의 대형 화두로 인해 몸에 대한 관심이 ‘학문적 대상으로서의 몸’으로도 크게 번져나갈 전망이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저서 ‘트렌드인코리아 2009’에서 인간은 극한의 상황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실존주의적 이론이 2008년 말부터 불어닥친 경제, 정치, 사회적 불확실성과 더불어 힘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발표한 2009년 10대 소비 트렌드 가운데 첫 번째 항목, ‘더 나은 나를 추구하라(Better Me)’는 몸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포함,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꾀한다는 뜻이다.
몸이 보내는 경고를 미리 포착하라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몸보다 중요한 정신을 돌보려는 ‘스트레스 매니지먼트’, 신체 특성과 구체적인 목적에 따라 몸을 가꾸는 ‘맞춤 몸 트레이닝법’등 몸을 둘러싼 최신 트렌드들이 ‘이제 믿을 건 내 몸 하나 밖에 없다’고 외치는 지친 우리에게 작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듯하다.
경제도 어렵고 몸도 지치지만 우리 모두 새해엔 더욱 더 건강해지자. 적어도 10%쯤은.
*주간동아 668호 커버스토리는 ‘불안한 시대, 2009년 몸 트렌드’ ‘내 나이에 맞는 10+알파 건강 실천법’ ‘유명인사 4인 몸관리 10문10답’ ‘몸을 대하는 동서고금의 시선들’ 등의 기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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