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이 가까워졌다.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 전철이 29일부터 경기 양평군 국수역까지 연장 운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팔당역까지만 전철이 다녔다. 경기 남양주시에는 운길산역이, 양평군에는 양수, 국수역이 새로 문을 열었다. 남양주와 양평 지역은 북한강을 따라 곳곳에 유적지, 관광지, 전시관 등이 자리해 수도권 주민들의 일일 나들이 방문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 때문에 주말마다 차량이 몰리면서 이 지역으로 연결되는 주요 국도는 심한 정체를 빚었다. 하지만 이번 전철 연장 개통으로 서울에서 불과 1시간 정도면 북한강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다.》
○ ‘문화벨트’의 관문, 운길산역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에 새로 문을 연 운길산역은 옛 능내역 자리를 옮기며 새롭게 문을 연 곳이다. 이곳을 통해 남양주 지역의 다양한 관광지는 물론 북한강을 따라 곳곳에 들어선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다산유적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 묘, 전시관이 있다. 수원성을 지을 때 쓰였던 거중기(擧重機)가 옛 모습 그대로 설치돼 있다.
운길산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국도 6호선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버스를 타면 유적지 근처까지 갈 수 있다. 유적지까지는 15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운길산역과 접한 국도 45호선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북한강변에 이어진 다양한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조안면 삼봉리 남양주종합촬영소는 100만 m²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영상 테마파크. 영상지원관과 특수촬영 스튜디오, 영화관이 있고 운이 좋으면 실제 영화 촬영 현장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모란미술관 등도 가깝다.
남양주시는 앞으로 서울과 양수리를 오가는 시내버스가 운길산역을 경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자연과 하나 된 양수, 국수역
특히 이번에 문을 연 양수, 국수역은 각각 부용산(해발 366m), 청계산(해발 658m)과 바로 이어진다.
맑은 날 청계산에 오르면 가깝게는 동두천, 멀게는 강원 철원 지역까지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부용산은 그보다 낮지만 아기자기한 코스 덕분에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양수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는 세미원(洗美苑)이 있다. 1년 내내 아름다운 연꽃을 볼 수 있는 대규모 연꽃 단지다. 누구든지 이곳에 오면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 내자는 의미에서 보도블록 대신 모든 길이 빨래판으로 만들어졌다. 단, 관람을 하려면 예약해야 한다.
세미원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나온다. 얼마 전 숨진 탤런트 최진실 씨의 유해가 안장된 갑산공원묘지도 가깝다. 내년 5월경 서종면 수능리에는 황순원 선생의 작품을 테마로 한 소나기 마을이 문을 열 예정이다.
양수, 국수역을 경유해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환승버스가 전철 개통과 함께 운행을 시작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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