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협력업체 “금속노조 탈퇴”

  • 입력 2008년 12월 31일 03시 03분


울산 태성공업 “매년 파업에 경영악화… 결국 조합원 피해”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의 현대자동차 협력업체가 “현재처럼 강성 노조 기조로 가면 회사가 경영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탈퇴를 선언했다.

30일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울산 남구 여천동 태성공업㈜ 지회(지회장 최상권)가 민주노총을 탈퇴하기 위한 ‘노조 조직 형태 변경의 건’을 31일 총회에 상정한다.

태성공업 지회는 이번 총회에서 조합원 59명(전체 직원 130여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과반수 투표에 투표자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금속노조를 탈퇴할 수 있다.

태성공업 지회 관계자는 “금속노조 산하에 있으면서 거의 매년 파업을 벌여 강성노조 사업장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졌다”며 “경쟁력 약화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에 금속노조 탈퇴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태성공업 지회가 금속노조 탈퇴를 확정하면 금속노조에 가입된 다른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에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 2월 자본금 54억여 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에 차체 부품을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노조는 금속노조 출범 원년인 2001년 설립돼 곧바로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후 거의 매년 파업을 벌여왔다. 올해 9월에도 1주일여 동안 파업을 벌여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 등 일부 라인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 생산직 반장과 계장들의 모임인 ‘반우회’와 ‘기성회’는 이날 회사의 비상경영체제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조업단축, 과장급 이상 관리직 임금동결, 혼류생산시스템 도입 등 회사의 비상경영체제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도 이날 기업 회생을 위해 임직원이 함께 노력할 사항들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대차 울산공장 8개 사업부의 생산직 반장과 조장 모임인 반우회 900여명은 24일 생산 현장 차원의 위기 극복 동참을 결의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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