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제조업, 내년엔 더 춥다”

  • 입력 2008년 12월 31일 06시 29분


부산의 제조업체들이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선전했지만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부산지역 최고경영자(CEO)의 절반 이상은 내년에 외환위기 이상의 위기가 올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는 최근 부산지역 6개 제조업종 257개 업체를 대상으로 ‘2008년 경영동향 및 2009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전체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5.5% 소폭 상승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조선 및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전기전자정밀 업종의 수출이 지난해 대비 9.6%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년에는 2, 3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조선 및 조선기자재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적으로 1.5%가량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자동차업계의 세계적 불황을 반영하듯 자동차부품 업종의 내년 매출이 올해에 비해 7.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철강 8.6%, 화학 및 고무 0.5%, 섬유 및 의류가 5.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 및 조선기자재는 올해에 비해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도 지역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역 고용 동향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업체의 68.5%가 ‘올해 수준의 고용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12.1%는 ‘늘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인위적 감원을 고려 중인 업체는 19.5%로 나타났다.

내년 경영상 중점 추진분야로는 원가 및 관리비 절감(33.3%), 내수 강화(20.2%), 수출 증진 및 해외시장 개척(17.9%), 신기술 개발 및 품질 향상(15.8%) 등을 꼽았다.

한편 부산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부산지역 105개 주요 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2009년 경제전망’을 조사한 결과 현 경제상황에 대해 72.7%가 ‘극심한 침체국면’, 27.3%는 ‘경기침체 진입의 초기단계’라고 응답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의 상황을 100%라고 했을 때 내년에는 당시의 몇 % 정도까지 위기상황이 진행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6.4%가 ‘100% 이상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53.6%가 2010년, 35.7%는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답했다. 10.8%는 2011년 이후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은 ‘2%대 또는 그 아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80.4%였으며 이 중 21.4%는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다. 내년 경영계획에 대해서는 56.6%가 ‘긴축 경영’, 22.6%는 ‘현상 유지’, 20.8%는 ‘확대 경영’이라고 답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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