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6년10개월만에 이임 인하대 홍승용 총장

  • 입력 2008년 12월 31일 07시 00분


29일 낮 12시 인하대 하이테크센터 스카이라운지.

이임식을 하루 앞둔 인하대 홍승용 총장이 마지막 공식 행사로 경비원, 환경관리원, 운전사 등 10여 명과 점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홍 총장은 “총장으로 재임한 지난 7년여 동안 감사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음지에서 일하는 여러분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학교에 많은 애정을 갖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홍 총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마지막 공식 일정을 마쳤다.

비서실 관계자는 “홍 총장이 면담 등 개인 일정을 미루고 평소 가장 고마움을 느꼈던 분들과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쳤다”고 말했다.

2002년 3월 8일 인하대 10대 총장으로 취임한 홍 총장이 30일 이임식을 끝으로 학교를 떠난다. 재임 기간은 6년 10개월(82개월)로 역대 총장 중 가장 길다.

홍 총장은 재임 초부터 ‘이노베이션(혁신)&하모니(조화)’를 통한 대학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인하대를 글로벌 대학의 반열에 서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개교 50주년을 맞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하고 취임 초부터 이를 위한 준비작업과 연구에 들어갔죠. 세계 유수 대학과의 복수 학위 프로그램 및 공동연구, 학생 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인하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길을 찾은 것이죠.”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것이 글로벌 U8 컨소시엄.

인하대 주도로 미국의 로드아일랜드대 워싱턴대 하와이대, 이스라엘의 하이파대, 프랑스의 르아브르대, 호주의 RMIT대, 중국의 샤면(夏門)대, 일본의 메이지(明治)대, 영국의 헐대 등 8개국 10개 대학과 GU8 컨소시엄을 결성한 것.

물류, 경영, 첨단과학, 해양 등 핵심 4개 부문에서 세계 10개 대학의 강점을 모아 학생 교류와 교수들의 공동연구 활성화, 대학 행정의 노하우 상호 교류 등을 도모한 것.

홍 총장은 “현재 인하대에 다니는 외국 교환학생 가운데 25%가 GU8 대학 학생”이라며 “특히 물류 분야의 특성화 성공은 이들 대학과의 협력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홍 총장은 재임 기간에 서울대 정운찬 전 총장과 소프트볼 경기를 치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야구 마니아로 알려진 정 전 총장과 홍 총장 등 양 대학 보직교수들이 소프트볼 경기대회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모색하자는 뜻에서 2005년 10월 1일 인하대 야구장에서 ‘서울대-인하대 총장·학처장 친선 소프트볼 경기’를 가진 것.

당시 경기에서 정 전 총장은 1번 타자 겸 2루수로 뛰고 홍 총장은 1루수와 4번 타자로 나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홍 총장은 대학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고등교육 전체의 재정 확충을 위한 법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과 사립대학육성특별법 마련을 통해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임사를 통해 그는 “재임 기간 조그마한 성과를 가능하게 도와준 모든 인하인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지금의 응집력이라면 인하대는 이른 시일 안에 세계의 명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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