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 준다’는 영험함으로 유명한 경북 경산 팔공산 정상 갓바위에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또 다른 명물 ‘고추바위’(사진)가 있어 화제다.
갓바위에는 입시철 수험생 학부모가 많이 몰려오는 반면, ‘고추바위’에는 새해에 아이를 낳기 원하는 젊은 부부와 손자 손녀 탄생을 간구하는 노(老)보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고추바위’는 갓바위 부처 아래 하단(下壇)의 산신각 위 화강암 바위에 자연스럽게 깊이 팬 고추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
갓바위를 관리하고 있는 선본사 측은 “한눈에 고추 모양을 알아채면 쉽게 득남을 하게 된다”는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특히 ‘고추’가 남자아이를 의미하기 때문에 남아 선호사상이 강한 경상남북도 일대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는 하단 객사에 머물며 며칠씩 불공을 드리기도 한다.
평소 선본사 입구에서 갓바위까지는 30분 정도 걸리지만, 새해 첫날에는 해돋이 인파와 불공을 드리러 온 사람들로 2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경산=오명철 전문기자 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