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측 변호인은 “박 회장이 명시적으로 정 전 회장에게 부탁한 것은 없으며 부정한 도움을 받은 사실도 없다”면서 “평소 농협을 위해 일해 온 정 전 회장을 도와주려고 준 돈”이라고 밝혔다.
정 전 회장 측 변호인도 “박 회장이 ‘형님 필요한 데 있으면 사용하고 사용할 데 없으면 돌려 달라’고 해 돈을 받아 정기예금으로 관리하다 얼마 뒤 돌려줬다”며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 전 회장은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에게서 세종증권을 농협이 매입해 주는 대가로 50억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 돈을 정 전 회장과 함께 받은 혐의로 기소된 남경우 전 농협사료 대표는 “혐의를 인정하지만 절대적 상하관계에 있는 정 회장의 지시로 심부름을 했다”고 정 전 회장과 다른 말을 했다.
재판장이 심리에 앞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박 회장은 앉은 채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한 반면 정 전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억울함이 없도록 재판장님께서 잘 보살펴주시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