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연수에 쓴 돈 10년만에 최대폭 감소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2분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하면서 해외 유학이나 연수를 포기하고 귀국하는 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 유학과 연수를 계획했던 학생들도 잇달아 출국을 포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학이나 연수를 이유로 해외로 나간 돈을 집계하는 ‘유학연수 지급액’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유학연수 지급액은 1억6770만 달러로 2007년 같은 달의 3억4280만 달러보다 51.1% 줄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의 61.7% 이후 가장 큰 것이다. 금액으로도 2004년 5월(1억65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7월의 5억5470만 달러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유학연수 지급액(누적)도 40억636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45억9240만 달러보다 11.5% 줄었다.

유학 연수를 제외한 일반여행 지급액은 지난해 11월 4억7390만 달러로 집계돼 2007년 11월(14억3980만 달러)에 비해 67.1%나 줄었다. 이 역시 1998년 2월(―71.6%) 이후 최대 폭의 감소다.

시중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예년이면 방학 때 자녀를 어학연수 보내려는 고객들의 환전과 송금 문의가 끊이지 않았는데 올겨울은 썰렁하다”며 “오히려 유학 중인 자녀에게 송금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이상현 한은 국제수지팀 차장은 “당분간은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과 여행객 수가 감소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일반여행 및 유학·연수를 포함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작년(77억 달러)보다 훨씬 줄어든 2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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