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사단, 왜 2016년까지 이전 미루나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2분


盧정부 ‘이전연기 요청’ 불신 남아

‘反美변수’ 고려 넉넉한 일정 원해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종합관리업체(PMC)가 최근 최종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달 중 미군기지 이전 일정과 비용에 대한 최종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국방부가 5일 밝혔다.

국방부 기지이전사업단 관계자는 이날 “한미가 PMC의 최종제안서를 검토 중이며 큰 견해차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희 국방장관과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른 시일 안에 합의 도출을 위한 최종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PMC는 미군기지 이전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한미 양국의 민간용역업체 컨소시엄으로 지난해 말 서울 용산기지는 2014년 말, 경기 북부의 미2사단은 2016년 상반기까지 이전을 끝내는 내용의 최종제안서를 한미 양국에 제출했다.

▶본보 5일자 A1면 참조

“용산기지 2014년-2사단 2016년 평택이전 완료”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곧바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측은 여전히 용산기지와 미2사단 모두 2014년까지 이전을 끝낼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측이 용산기지는 2014년 말까지 이전을 완료할 수 있겠지만 미2사단은 예산 확보가 힘들어 2016년에나 이전을 끝낼 수 있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측이 ‘2016년’을 고수하는 또 다른 이유는 노무현 정부 때처럼 한국이 합의 후 일정 변경을 요구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 양국은 2004년 7월 기지 이전을 2008년 말까지 끝내기로 합의했지만 2년여 뒤 한국 측은 기지 이전 반대 시위로 인한 공사 차질 등을 이유로 이전 시기를 늦출 것을 요구해 2012년으로 연기된 바 있다. 그러자 당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기지 이전이 연기될 경우 싸우겠다(fight)”고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미국 측은 과거 기지 이전 사업이 ‘자주국방’이나 ‘반미주의’ 등에 휘둘려 차질을 빚은 만큼 더는 정치적 외풍에 좌우되지 않도록 철저히 실현 가능한 일정을 잡길 원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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