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운전사 때리고 도망치다 그 택시 또 승차 “딱 걸렸어”

  • 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5일 오후 9시 반경 서울 용산에서 만취 상태로 택시를 잡아타고 관악구 봉천동으로 향하던 회사원 이모(28) 씨는 택시가 신호를 받고 멈춰서자 차문을 열고 침을 내뱉었다.

한강대교 위에 택시를 세운 운전사 최모(65) 씨는 “그럴 거면 여기까지 온 택시비나 내고 여기서 내리라”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이 씨는 택시 운전사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마구 때렸다.

최 씨가 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이 씨는 최 씨의 휴대전화까지 빼앗아 한강대교 남단을 향해 도망쳤다.

한 50m쯤 달아났을까? 상도터널 부근에서 ‘빈차’ 불이 켜진 택시가 자신의 앞에 멈추자 이 씨는 아무 의심 없이 택시에 올라 ‘봉천동으로 가자’고 말하고 잠들었다.

이 씨가 정신을 차린 곳은 다름 아닌 동작경찰서 산하의 한 지구대 앞. 도망가는 이 씨를 붙잡으려 따라온 최 씨의 택시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시 잡아 탄 것이 실수였다.

제 발로 택시로 돌아온 이 씨 덕분에 최 씨는 힘들이지 않고 이 씨를 경찰서까지 ‘모실’ 수 있었다. 경찰은 이 씨를 상해 및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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