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비밀의 화원 들어서니 “웬 외계식물”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국내에서 가장 많은 희귀 열대식물 3000여 종을 보유하게 된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의 유리온실 전경. 이동영 기자
국내에서 가장 많은 희귀 열대식물 3000여 종을 보유하게 된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의 유리온실 전경. 이동영 기자
■ 미리 가본 포천 국립수목원 유리온실

희귀 열대식물 3000종 국내최대… 4월 개관

자생 조건따라 맞춤 재배… 신물질 개발 터전

경기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국립수목원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넓이가 3786m²나 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이 바로 그것이다.

수목원 측은 지난해 8월부터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열대식물 3000종을 유리온실에 옮겨심기 시작해 최근까지 2700종을 심었다. 나머지 300종은 연구용으로만 활용하고 일반에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립수목원 김성식 임업연구관은 “양적인 면보다도 의학이나 산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희귀 열대식물 자원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의학적으로 이용되는 신물질의 3분의 2 정도가 열대종에서 추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각국의 열대식물이 한자리에=수목원은 독일, 호주, 튀니지, 네팔, 라오스 등 해외 10여 개 국립수목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열대 희귀종을 지원받아 유리온실을 갖추게 됐다.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거래가 엄격히 금지된 ‘웰위치아’는 자생지인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이를 보유한 독일 수목원을 통해 지난해 반입해 왔다.

일반인이 키우면 형사처벌을 받는 코카인도 유리온실에서 붉은 열매를 맺고 있다.

선인장이지만 가시가 털 형태로 진화한 ‘에스포토옵시스’, 녹색이 아니라 흰색을 띠는 ‘세네치오’, 자생지인 사막 일대의 자갈과 구분되지 않는 형태로 자신을 보호하는 ‘리돕스’ 등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종들로 가득하다.

모양은 영락없는 선인장이지만 대극과 식물인 ‘유포르비아’도 있고, 자르면 마치 붉은 피를 뿜어내듯 진액이 나오는 ‘드라카에나’도 있다.

▽맞춤형 대접받는 식물들=대규모 온실이지만 스프링클러 같은 자동화 시설은 없다. 이곳에 심어진 열대식물은 저마다 자생 조건이 조금씩 달라서 일일이 맞춤형 대접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산성 토질을 좋아하는 ‘에리카’는 그에 맞는 성분이 함유된 흙을 깔아주어야 하고 웰위치아는 흙 속 온도가 25도를 유지하도록 땅속에 보일러를 설치해 두었다.

직원들이 이들 식물에 물을 주는 데에만 하루 2, 3시간씩 걸린다. 각각의 식물이 좋아하는 시간대와 양을 맞춰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 유리온실에는 희귀종은 물론 일반인의 재배가 금지된 종이 많아 아직은 개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4월에 공식 개관식을 열고 8월부터는 신청을 받아 일반 관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동아닷컴 인기화보

[화보]마릴린 먼로 위문공연 등 6.25 미공개 사진

[화보]민보라, 섹시함은 기본 귀여운 매력까지

[화보]新 세계 7대 자연경관…제주도·금강산도 경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