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낙동강 오리알 표현 이젠 그만…4대강 살리기로 ‘백조’”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낙동강 오리알’이란 말 제발 쓰지 말아주세요. 이제 ‘영남의 젖줄’이라는 명예를 되찾아야죠.”

낙동강을 비롯한 4대 강 살리기가 시작되면서 경북지역 도민들 사이에 일반인들이 흔히 쓰는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낙동강 오리알’은 무리에서 떨어져 처량하게 남게 된 신세를 가리키는 말로, ‘외톨이’나 ‘왕따’에 비유된다. 이 말은 6·25전쟁 당시 경북의 낙동강변에 고립된 북한군의 모습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10년 계획으로 ‘낙동강 70리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하고 있는 경북 안동시의 김휘동 시장은 “낙동강 상류에 백조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국민이 ‘낙동강’하면 오리알 대신 ‘백조’를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특정한 지명이나 표현에 대한 당사자들의 거부감과 스트레스를 보여 주는 사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사천군과의 통합으로 삼천포시에서 이름이 바뀐 경남 사천시의 시민들은 2005년 ‘엉뚱한 방향’을 표현할 때 쓰는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을 자주 쓴 방송사에 비하적 표현이라며 항의한 적도 있다.

잡다한 부조리를 표현할 때 자주 쓰는 ‘백화점식 비리’라는 표현에 대해 백화점 관계자들은 언론에 자제를 당부한다.

또 한 식물학자는 “정치가 제대로 안 될 때 ‘식물국회’라고 하는데 정치인은 아무것도 안하는지 모르지만 식물은 인간을 위해 더 많은 생산적인 일을 한다”며 “식물국회라는 표현은 식물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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