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이 쓴 시 ‘엄마야 누나야’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금모래빛 강변.
우리 땅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금모래빛 하천들이 최근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우효섭 연구위원은 “자갈과 모래로 가득했던 국내 하천이 최근 10년 새 울창한 초목으로 급격히 뒤덮이고 있다”고 지난해 12월호 ‘한국수자원학회’에 발표했다.
보통 장마철에는 강변 모래밭에 떨어진 씨앗은 씻겨 내려가 하천 주변은 모래와 자갈이 나뒹굴었다. 아이들은 돌멩이를 비스듬히 던져 수면 위로 튕기는 물수제비뜨기 놀이를 즐겼다.
그러나 홍수 방지를 위해 댐과 제방을 쌓고 골재 채취를 하면서 모래밭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 하천 정비로 수위가 내려가고 모래밭이 평탄해지면서 식물이 자라기 유리한 조건으로 변한 것이다.
낙동강의 경우 1992년 임하댐이 들어서면서 댐 하류 지역의 여름철 홍수가 사라졌다. 3년 뒤에는 모래밭에 풀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2005년에는 강가 대부분이 초목으로 뒤덮였다. 이런 변화는 경기 여주군의 남한강과 복하천 합류지점, 전북 완주군의 만경강 하류, 광주의 황룡강 등 전국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우 연구위원은 “초목이 무성해진 것이 종(種)의 다양성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거대한 나무들은 물의 흐름을 방해해 또 다른 범람을 일으킬 수도 있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금영 동아사이언스기자 symbio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