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월 12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논란 많던 경인운하 건설이 마침내 이뤄지게 됐습니다. 경인운하 18㎞ 구간 중 아직 땅을 파지 않은 한강 쪽 3.8㎞의 굴착 공사가 3월에 시작되면 2011년말 쯤 배가 다닐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김현수 앵커) 경제성과 환경파괴 논란이 완전히 수그러들지는 않은 상태인데요, 현장을 다녀온 박희제 차장와 함께 경인운하에 대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앵커) 박 차장, 현재 경인운하 건설 현장은 어떤 상황입니까?
(박희제) 네, 2005년부터 재개된 굴포천 방수로 확장공사가 겨울철임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 굴포천 방수로가 한강 쪽으로 연결되면, 바로 경인운하가 되는 것인데요.
경인운하 전체 18km 중 인천 구간 14.2km는 홍수 예방용으로 이미 폭 60~80m까지로 확장돼 있는 상태입니다. 이 방수로는 아직 한강이나 서해로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빗물과 농업용수, 생활하수가 흘러들고 있었습니다. 겨울철이어서 물이 꽁꽁 얼어있었고요, 물가와 수로 바깥 쪽 구릉지대에서는 포크레인, 굴삭기 같은 중장비가 땅을 파내고 암반을 깨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덤프트럭들은 흙과 암반을 퍼내기 위해 연신 수로를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경인운하 건설 계획이 발표된 이후 수로 주변에선 '한강과 서해의 만남, 경인운하', '문화관광 창출, 경인운하'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들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박한욱 경인운하지역협의회 위원장
"나라의 발전 뿐 아니라 기업경기의 활성화, 또한 고용과 일자리 창출...한발 앞서 나가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경인운하가 최첨단에 서지 않겠나"
(김 앵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 같은데. 공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박) 경인운하에는 한강 유람선보다 최고 20배 큰 4000t급 선박이 다니게 됩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50개를 실은 수 있는 화물선과 바지선이 떠다닐 텐데, 미국이나 유럽을 오가는 10만t급 초특급 선박은 아니지만 꽤 큰 규모입니다.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수심을 최소 6.3m 이상 깊게 파내고, 한강 쪽 3.8km 구간 공사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닥에서 퍼낸 흙만 덤프트럭 16만대 분이라 합니다.
굴포천에 있는 다리 12개도 거의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박 앵커) 경인운하 사업은 1992년부터 추진됐습니다. 민간자본으로 건설하려다 국책사업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심하지 않았습니까?
(박) 맞습니다. 인천 부평구 철마산을 발원지로 한 굴포천 유역은 대부분 해발 10m 이하의 저지대여서, 매년 홍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부평구 도심에서 귤현보에 이르는 길이 8.5㎞의 굴포천 상류에 대한 확장 정비공사가 1992년에 시작돼 2000년에 완료됐지요.
공사 도중 경인운하 논의가 있었고, 운하 건설을 위한 민간투자자(컨소시엄)를 결정해 공사 자금까지 투입됐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2~2003년 경인운하에 대한 경제성을 검토했는데, 비용 대비편익비율(B/C)이 시나리오별로 0.92~1.28로 나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런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생태계 파괴 논란이 제기됐고, 참여정부 때인 2003년 감사원이 물동량 등에 대한 경제성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운하 사업이 중단된 것입니다.
굴포천 방수로 사업은 경인운하 사업과 별도로 2005년부터 재개돼 지금까지 계속 되는 것이구요.
(김 앵커) 환경단체들은 5조 원의 공사비를 들인 시화호에 대해 결국 생태계를 파괴한 실패한 사업으로 규정하면서, 경인운하도 이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비판하지 않습니까?
(박) 운하 건설에 따른 수질오염과 해양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운하의 수로 안에 물과 공기를 섞는 '수중폭기시설'를 설치하면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수중폭기 몇 대를 설치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고 3, 4급 굴포천 물이 서해와 한강 수질을 오염시킬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인터뷰/조복현 환경정의 공간정의국장
"육지지역에 해수가 들어오게 되면 지하수와 토양에 해수가 침투해 오염이 일어나고 그럼으로써 생태계 파괴가 되는 2차오염까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 앵커) 경인운하 주변에 대한 개발계획도 관심이던데요, 어떤 개발계획이 마련되고 있나요?
(박) 네, 인천시와 경인운하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서구, 계양구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굴포천 주변에 레저·관광위락단지, 수변도시, 물류유통단지, 테마공원, 워터파크,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하자는 개발계획 초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서울 용산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이 취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경인운하의 서해 쪽과 한강 쪽 끝에는 관광 레저기능을 겸한 종합물류터미널이 들어섭니다. 200만㎡~280만㎡의 대규모 물류터미널 2개가 지어집니다. 터미널 사이 15.6km 구간에는 왕복 4차로의 제방도로가 생기고, 운하를 따라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생태공원이 마련될 것입니다.
2014년 인천에 열리는 아시아경기 때는 경인운하가 개, 폐막식 행사장과 수상경기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박 차장,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