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최영준/방학, 잠시 도서관 떠나 재충전을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겨울방학이 시작되었음에도 도서관에 학생이 빽빽한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방학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방학은 놓을 방(放), 배울 학(學)이다. 학교 안 배움의 틀에서 벗어나서 어디든지 자유롭게 여행하고 탐구하고 휴식하며 재충전하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자아의 확장이나 사회적 성숙 또는 휴식을 통한 에너지 충전에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뤄내는 데 급급하다.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도 자신의 저서인 ‘소유냐 존재냐’에서 공부를 하는 많은 학생이 간과하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삶의 질을 다루는 문제인 듯이 보이는 학문의 세계에도 이미 소유 지향적 사고가 팽배해 있고, 학생도 자연스럽게 이에 동조한다는 얘기다.

많은 대학생은 자신의 몸과 마음의 진정한 소리를 듣지 못한 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스펙’에 대한 걱정으로 책상을 떠나지 못한다. 나 자신 또한 방학에 이룰 많은 목표를 세워 놓고, 혹 이것을 성취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방학증후군에 시달리지 않나 생각해 본다.

문득 벌목꾼의 예화가 떠오른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여 나중에는 탈진한 젊은 벌목꾼과 일하는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일을 잘 완수했던 지혜로운 벌목꾼 이야기 말이다. 지혜로운 벌목꾼의 충고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젊은이, 나는 일만 계속하지 않고 쉬는 시간마다 잠깐씩 무디어진 도끼를 갈았다네. 그리고 다시 일할 힘을 충전했다네!” 다행스럽게도 짧지 않은 방학이 아직 남아 있다. 시간의 일부를 떼어내 도끼를 갈았던 지혜로운 벌목꾼처럼 행동하라고 나 스스로에게 외쳐본다.

최영준 숭실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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