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경기 장내중 2 김수경 양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고지가 바로 저긴데…. 더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유리벽에 갇힌 기분이었어요.” 경기 장내중 2학년 김수경(사진) 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평균 95점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는 우등생이었다. 김 양에게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학습 자료라고는 교과서와 노트필기, 문제집이 전부였다. 그런 김 양이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일찍부터 ‘공부’ 자체에 대한 재미에 눈을 떴기 때문이다.》

“의지-전략-끈기 모아모아 성적 빈틈 꼭꼭 메웠어요”

김 양은 문제를 풀어 맞힐 때마다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 ‘더 꼼꼼히, 정확하게 공부할수록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은 김 양은 문제집을 풀기 전 교과서와 노트필기를 세 번 이상 읽으며 복습하는 것을 공부의 원칙으로 삼았다.

매일 3,4시간씩 그날 배운 내용을 꼼꼼히 복습하고, 문제를 풀며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시험 기간에도 김 양에겐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김 양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취약과목이었던 수학이 김 양의 발목을 잡았던 것. 수학 점수가 60점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평균 점수도 80점대로 하락했다.

○ 초등학교 6학년: 공부의 길을 잃고 헤매다

김 양은 수학 성적을 올려보고자 처음으로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행학습 위주로 진행됐던 학원 강의는 혼자 천천히 이해하며 공부하는 스타일의 김 양에겐 오히려 역효과만 일으켰다.

‘아무리 공부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생각처럼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학업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다.

김 양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루 5시간 이상 인터넷에 푹 빠져 지냈고, 인터넷을 한 시간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금단증상을 보일 정도로 ‘중독’이 되고 말았다. 김 양의 정서적 방황은 1년 동안 계속됐고 한번 떨어진 성적은 회복되지 않았다.

○ 중학교 1학년: 내 스타일의 문제집이 진짜 ‘스승’

중학교 입학은 학습의 길을 잃고 방황하던 김 양에게 변신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됐다. 김 양은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각오로 근처 서점을 공부방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혼자 복습 위주로 공부했을 때 학습효과가 크게 나타났던 김 양은 책이야말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스승’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김 양은 개념 요약정리가 잘 돼 있으면서 교과서 내용에 대한 보충설명, 사진, 그래프 등과 같은 자료가 풍부하게 실려 있는 설명 중심의 문제집과 문제 위주로 구성된 문제집을 각각 한 권씩 샀다. 수업시간엔 선생님의 설명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받아 적었다. 방과 후 복습을 할 땐 교과서 내용과 노트필기, 문제집의 개념 설명 부분을 자신만의 핵심 요약노트에 다시 한번 정리하며 개념 파악에 주력했다. 주말엔 문제 위주로 구성된 문제집을 풀며 공부한 내용을 확인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집은 기본으로 두 번 이상 풀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서점에 들러 다른 문제집과 참고서를 훑어보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나 몰랐던 내용을 보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취약과목인 수학, 과학은 온라인 강의 음성파일을 MP3에 다운받아 등하굣길에 반복해서 들었다.

자신의 공부 스타일에 맞게 학습 자료를 적재적소에 활용한 김 양은 중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반 5등, 전교 48등으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김 양의 ‘아킬레스건’인 수학은 번번이 1등으로의 비상을 방해하는 주요인으로 남아 있었다.

○ 중학교 2학년: 학습계획으로 성적의 ‘빈틈’을 채워라

“1학년 때 반에서 5등 안에 들던 친구들과 2학년 때도 같은 반이 됐어요. 단짝 친구가 ‘너 이번에도 1등 하기 힘들겠다’고 한 말에 무척 자존심이 상했죠. 그때부터 정말 죽기 살기로 공부했어요.”

1학년 때 반 5, 6등을 차지하며 전교 50등 안팎의 성적을 유지했던 김 양에게 1등은 유리창 너머에 있는 성처럼 보였다. 김 양은 ‘1등’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학년 1학기 초부터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취약과목인 수학 성적을 올리고 점수가 새는 ‘빈틈’을 채우기 위해선 전략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 김 양은 매일 아침 일어나 그날 공부할 과목의 단원명과 풀어야 할 문제집 쪽수, 암기할 영어단어 개수까지 꼼꼼히 적었다.

목표 학습량을 끝내지 못하면 오전 세 시가 넘어도 자지 않았다. 교과서와 노트필기, 문제집 개념 설명을 압축해 만든 핵심 요약노트는 5번 이상 반복해서 읽었다. 암기한 내용을 확인할 땐 화이트보드에 단원별 키워드를 적어가며 마치 선생님이 된 듯이 설명해 보는 방법을 활용했다.

수학 보충을 위해 집 근처 종합학원도 다니기 시작했다. 매일 교과서 연습문제, 문제집, 인터넷에서 출력한 문제까지 300개가 넘는 문제를 풀었다. 어려운 문제나 자주 틀리는 문제는 오답노트를 만들어 문제와 해답지에 나온 풀이과정을 그대로 베껴 쓰고, 다음 페이지엔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르게 푸는 연습을 반복했다.

TV와 인터넷의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수업이 끝나도 학원 자습실에 남아 자정까지 공부했다. 김 양은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반 1등, 전교 2등을 차지했고 2학기 기말고사까지 반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이제 반 1등을 넘어 외국어고 입시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김 양은 “포기야말로 공부의 가장 큰 적”이라며 “끈기 있게 공부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1등’은 목표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 그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기획팀. 02-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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