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부장급 PD로 있으면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 '남자셋 여자셋' '뉴 논스톱' 등 시청률 1위 프로그램 제조기로 꼽혀온 '스타 PD' 은경표 DY엔터테인먼트 대표가 5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은석)는 13일 도박장을 운영해온 전북 익산지역 폭력조직 두목 신모(50) 씨를 도박개장 및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신 씨가 운영하는 카지노바에 2억7500만 원을 투자한 은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은 씨가 폭력조직과 연결된 카지노에 투자하게 된 것은 다른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던 안모(42) 씨를 통해서였다. 신 씨는 부하인 안 씨를 내세워 연예기획사와 카지노 등을 차렸다.
신 씨 등은 2005년 11월 초부터 2006년 1월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 지하에 165㎡ 규모의 유흥 주점에 '바카라' 도박장을 차려 놓고 손님들을 상대로 23억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였으며 안 씨의 소개를 받은 은 씨도 이 카지노바에 2억7500만 원을 투자했다.
은 씨는 바카라에 지분을 투자하면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은 씨는 PD 시절 연예기획사 대표 등으로부터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 청탁과 함께 20여차례에 걸쳐 8900여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2002년 구속기소 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PD를 그만둔 뒤에는 정상급 연예인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대표로 활동해왔다.
은 씨의 이번 혐의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을 둘러싼 살인청부 사건' 수사과정에서 들통났다. 경찰 수사를 지휘하던 검찰은 CJ 자금부장 이모 씨와 안 씨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안 씨의 카지노 운영에 은 씨가 연루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