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개국 국세청장 회의를 마치고 13일 귀국한 한상률 국세청장은 “그림을 본 적도,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준 적도 없다”며 그림 상납 의혹을 부인했다. 한 청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자택 근처 일식집에서 국세청 직원 6명과 식사를 하다 집 앞에 동아일보 기자 등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기자들을 식당으로 불렀다. 한 청장은 발렌타인 양주를 곁들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전군표 부부와 함께 4명이 만난 적 있나.
“없다.”
―부인들끼리 만난 적은 없나.
“물어본 적 없다. 말할 것도 없다.”
―부인이 혼자 할 수도 있는데 부인에게 사실 관계를 물어봤나.
“1%의 가능성도 없으니 말할 필요가 없다.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질 것이다. 전임자나 전임자 부인과 서로 누가 맞느냐고 하면 뭐하겠느냐. 내 아내를 한번 보여주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의 뒷조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대답할 가치가 없다.”
―지방국세청 고위 간부가 인사 불만 때문에 부인을 통해 폭로했다는데….
“사실 무근이다.”
―집에 다른 그림이 있나.
“있다. 우리 애들이 그린 그림이다. 남들이 그림 좋아하느냐고 물어보는데 그림 좋아한다. 그림뿐 아니라 음악도 좋고 노래방 가는 것도 좋아한다.”
―부인을 만나볼 수 있나. 그림도 볼 수 있나.
“추운 날씨에 집 앞에 있는 기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만 들어가겠다.”
고양=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