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북]“마라톤10㎞ 완주한 당신 정식사원으로…”

  • 입력 2009년 1월 14일 07시 01분


충청 ㈜선양 이색 통과의례

“마라톤 10km를 완주한 당신, 우리 회사 정식 사원으로 임명합니다.”

10일 오전 6시경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한 소주회사 ㈜선양의 조웅래 회장과 임직원 등 50여 명이 대전 갑천변에서 20대 후반의 젊은 남자 뒤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3개월 전 이 회사 생산본부연구소에 입사한 김두섭(27) 씨를 정식 사원으로 임명하기 위한 마지막 통과 의례를 치르고 있던 것.

선양은 수습을 마친 사원을 정식으로 채용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마라톤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4년 전부터 이 같은 전통을 세운 것은 조 회장의 유별난 마라톤 사랑 때문.

36차례나 풀코스(42.195km) 완주 경험이 있는 조 회장은 “소주회사라는 특성 때문에 술자리가 많은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자기의 체질과 능력에 맞는 마라톤을 전사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양은 전국 최초의 마사이 마라톤을 비롯해 백사장 마라톤 등 전국 규모의 마라톤 대회를 해마다 열고 있다.

신입사원 김 씨는 결국 이날 10km를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조 회장을 비롯해 회사 선배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정식 사원이 된 김 씨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평생 10km는 처음 완주해 본다. 앞으로 웬만한 어려움은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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