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르면 이번주 여대생 신원-얼굴 공개 검토
16일 오후 3시 경기 군포시 대야미동 국도 47호선 주변. 왕복 8차로 도로에서 차량이 시속 100km를 넘나들며 달리고 있다.
평일 오후지만 도로 근처에는 지나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도로 양쪽에는 야산과 밭이 길게 이어졌다.
이 길이 바로 지난해 12월 19일 실종된 여대생 A(21) 씨가 주로 이용하던 곳이다. A 씨가 사라진 때도 이날처럼 인적이 드문 금요일 오후였다.
사건 당일 A 씨는 근처 군포보건소에서 마지막 모습이 확인된 뒤 소식이 끊겼다.
한 식당 주인은 “여기는 시골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외진 곳”이라며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이 18일로 발생 한 달을 맞았지만 여전히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이 실종사실을 알리고 공개수사에 들어간 지도 2주가 됐으나 이렇다 할 제보도 없는 상태다.
경찰은 A 씨와 용의자의 예상 이동경로인 군포보건소에서부터 A 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안산시 건건동, 현금이 인출된 안산시 성포동 구간의 폐쇄회로(CC)TV 300여 대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CCTV 자료 분석에서도 큰 진전은 없는 상태다. 보건소에서 800m가량 떨어진 주유소 CCTV에 A 씨로 보이는 여성이 찍혔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에서도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또 매일 200명가량의 경찰을 동원해 군포, 안산 일대 야산과 저수지 등을 수색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A 씨가 착용했던 14K 금반지와 팔찌, 목걸이의 행방을 조사 중이다. 시가 20만 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돈이 급한 범인이 장물로 팔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발적인 범행보다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지역의 환경이나 여러 정황에 비춰 면식범의 우발적 범행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자세한 수사방향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A 씨의 신원과 얼굴을 모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포=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