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일감 창출’ 변협회장 선거 화두로

  • 입력 2009년 1월 19일 02시 58분


경기 침체 영향 생계형 공약으로 젊은층 공략

김평우-이준범 승부 내달 2일 서울서 판가름

올해와 내년 2년 동안 재야 법조계를 이끌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가 사실상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변협 선거에는 대국민 법률 서비스 개선 등 ‘전통적인’ 공약이 많지만 올해엔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변호사의 일거리 창출과 처우 개선 등 생계와 관련된 공약도 눈에 많이 띈다.

대한변협 회장 선거는 다음 달 26일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전체 회원의 70%(6300여 명)가 속해 대의원이 가장 많은 서울변호사회가 다음 달 2일 서울 회장 선거와 함께 변협 회장 추천 후보를 결정하면 사실상 변협 회장이 결정된다.

이번 선거에는 김평우(64·사법시험 8회) 변호사와 이준범(51·사시 22회) 변호사가 뛰고 있다.

김 변호사는 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차남으로, 서울대 법대와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수료하고 현대증권 부사장과 서강대 법대 교수 등을 지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정·재계 인맥이 두터운 ‘마당발’로 통한다.

김 변호사는 제1공약으로 ‘판결 정보의 인터넷 공개’를 내걸었다. 검찰의 사건 처리 내용과 법원의 재판 정보를 공개해 정보 이용을 쉽게 하고 사법 시스템을 감시하겠다는 것.

한양대 법대 출신의 이 변호사는 서울고법 판사와 법원행정처 법정심의관 등을 지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2005∼2006년) 때 소액사건 지원 변호사단과 인터넷 법률 상담을 신설하는 등 탄탄한 실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변호사는 일부 민사사건에 대해 소송에 앞서 변협의 중재센터에서 조정을 거치는 ‘중재 전치(前置)제도’를 중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민의 소송비용과 법원의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이번 선거의 승부수는 불황 극복을 위한 생계형 공약에 있다.

김 변호사는 정부와 기업의 법무 직책에 반드시 변호사를 채용하고, 신용불량 회원의 대출 연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선보였다.

이 변호사는 분야별 전문변호사를 인증하고, 부동산 계약 시 변호사가 인증하는 제도를 추진할 방침이다.

2일 치러지는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서도 젊은 변호사들을 겨냥한 생계형 공약이 많다.

김현(53·사시 25회) 변호사는 “정부와 기업에 법무담당관과 준법감시인을 변호사로 위촉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문화공연 관람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공약까지 내세웠다.

경쟁자인 윤상일(53·사시 19회) 변호사는 △저렴한 변호사 전용 식당 개설 △젊은 변호사 회비 50% 감액 △운영비 절감을 위한 공동 사무실 설립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들 공약 중 일부는 새로 법을 만들거나, 정부와 대기업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