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포 ‘고추 바꿔치기’로 관세 60억 챙겨

중국산 고추 수출용 원료로 수입후 국내 판매

대신 저질 국산고춧가루 수출하고 부당 환급

수출용 원료 용도로 수입한 중국산 고추를 한국에서 팔고 대신 저질 국산재료로 만든 고춧가루를 수출해 60억 원의 세금을 부당하게 돌려받은 중국 동포가 붙잡혔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중국 동포 이모(35) 씨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씨는 2005년 7월 충북 진천군에 고춧가루 제조공장을 세운 뒤 중국산 말린 고추를 수입해 수출용 원재료라고 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씨는 수입 고추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내다 팔았다.

대신 상품가치가 낮은 국산 희아리(약간 상한 채로 말라서 희끗희끗 얼룩이 진 고추) 등으로 만든 고춧가루를 인도네시아 등지에 수출한다고 신고하고 중국산 고추 수입 때 냈던 관세 60억 원을 돌려받았다.

이생기 서울본부세관 조사총괄과장은 “이 씨는 관세를 제외하고 kg당 2000∼3000원에 수입한 중국산 고추를 kg당 8500∼9500원에 팔아 수익을 냈다”며 “정작 동남아에 수출한 고춧가루는 거의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수입원가의 270%인 수입관세 전액을 환급받아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또 이렇게 번 돈으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고 25억 원을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계좌에 송금해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