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장학금에 ‘무전공 입학제’ 호평
조무제총장 “융합-실용학문 집중 육성”
18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신축 공사 현장.
올 3월 2일 개교를 앞두고 일요일인 이날도 대형 중장비 수십 대가 굉음을 내며 공사를 하고 있었다. 캠퍼스 중앙에 자리 잡게 될 ‘가막못’ 주위로 대학 본부와 자연과학관, 학술정보관, 교수 아파트 등의 마무리 손질이 한창이었다. 현재 공정은 95%.
‘첨단 융합학문과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는 울산과기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 우수 학생 대거 몰려
울산과기대는 지난해 12월 수시 전형 합격생 등록을 마감한 결과 350명 모집에 336명(96%)이 등록을 마쳤다. 등록 학생의 출신 고교는 과학고가 90명, 외국어고 16명 등 특목고 출신이 106명으로 전체 등록 인원의 30.3%를 차지했다.
특목고 출신 이외의 일반고 합격 학생의 평균 내신 등급도 국내 최상위권인 1.5∼1.6등급으로 나타났다고 대학 측은 밝혔다. 울산과기대가 개교 첫해부터 KAIST, 포스텍(포항공대)과 함께 국내 이공계 특성화 대학의 3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울산과기대는 수시 모집에서 충원되지 않은 14명을 포함해 164명은 정시 모집을 통해 이달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학의 1학년 모집 정원은 500명이다.
○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
울산과기대가 개교 첫해부터 우수 학생들이 대거 몰려든 이유는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 덕분이다.
신입생 모두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하고 연간 200만 원씩을 생활비로 지원한다. 또 입학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에게는 해외 대학 연수경비 300만 원을 지원한다.
전형별 수석 합격자 6명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고 세계 명문 대학으로 유학을 갈 경우 학비를 지원한 뒤 학위를 취득하면 울산과기대 교수로 우선 채용한다.
입학성적 우수자 11명에게는 석박사 학위 취득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고 조기 졸업자 전형 합격자에게는 해외대학 연수 경비도 지원한다. 졸업성적 우수자 3명에게는 학기당 생활비 100만 원과 유학비를 지원하고 학위를 취득하면 울산과기대 교수로 우선 채용한다.
장학금 재원은 정부와 울산시, 기업체 등의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울산시는 울산과기대에 학교 용지 구입비 1000억 원을 지원했다. 또 학교 발전기금으로 1500억 원(연간 100억 원씩 15년간 지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동도시가스도 50억 원의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 특색 있는 학사운영
무전공 입학제를 채택해 1학년은 기초과정만 이수한 뒤 2학년 때부터 학생 수 제한 없이 원하는 학과에 진학이 가능하다. 모든 학생은 2개 전공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며 전 과목 강의가 영어로 진행된다.
또 학생들이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세계 유명 대학의 강의를 인터넷으로 수강한 뒤 수업을 영어 자유토론식으로 진행하는 선진형 교육시스템(E-Education)을 도입한다.
울산과기대의 교수 46명은 미국 스탠퍼드대와 MIT, 조지아공대 등 유명 대학에서 대부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들 교수의 평균 나이는 35.8세의 젊은 과학자로 전원 영어 강의가 가능하다. 2012년까지 교수 257명을 충원해 교수 1명이 학생 20명을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조무제 총장은 “KAIST와 포스텍은 각각 기초 학문과 응용학문에 근간을 두고 학교를 운영해 왔지만 울산과기대는 복합융합기술 등 실용 학문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학부 교육은 미국 올린대를, 대학원 교육은 MIT를, 산학협력은 조지아공대를 각각 벤치마킹해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