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족고 과학교사 남기수(39) 씨는 "지난해 8월 경남 사천시 측동면 구호리 일대 지층에서 화석 채집활동 중 가로, 세로 2㎝ 크기의 거미화석 1점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곤충화석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거미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미화석이 발견된 사천시 구호리 일대는 1억1900만 년에 퇴적된 진주층인 중생대 셰일(shale)층으로 석회질 이암(泥岩)과 역질 사암 등으로 구성됐으며 현재에는 K레미콘 공장이 위치해 있다.
전문가들은 종류와 개체 수가 많은 곤충(곤충강)과는 달리 거미(거미강)는 종류와 개체 수가 크게 적은 데다 단단한 외골격이 없어 화석화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안승락 실장은 "거미화석의 생성과정 연구는 물론 거미류의 진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교사가 발견한 거미화석은 현생 거미류 가운데 '닷거미과 서성거미'의 조상으로 추정되며 전문학술지인 '한국거미' 2008년 12월호에 발표됐다.
남 씨는 "이 거미화석은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이나 일본과 더불어 중생대부터 다양한 거미가 서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료"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