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1000원으로 만난 ‘천상의 목소리’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1000원의 행복’ 공연에서 서울시 합창단, 성남시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 등으로 꾸려진 연합합창단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이들 합창단 외에도 빈 소년 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1000원의 행복’ 공연에서 서울시 합창단, 성남시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 등으로 꾸려진 연합합창단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이들 합창단 외에도 빈 소년 합창단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 ‘1000원의 행복’ 올 첫 무대 ‘빈소년 합창단’ 공연

10 대 1 경쟁 뚫은 관객들 객석 가득 채워

佛 뮤지컬 등 올 공연 작년보다 7회 늘려

“정말 빈 소년합창단 공연이 1000원이야? 에이, 말도 안 돼.”

“아빠가 인터넷 당첨이 됐잖아, 1000원의 행복.”

2009년 서울시민 문화충전 프로젝트 ‘1000원의 행복’의 첫 무대가 열린 19일.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컴퓨터 추첨을 통해 관람 기회를 얻은 시민들이 들뜬 표정으로 세종문화회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의 3층 전 객석은 시민들로 가득 찼다.

빈 소년합창단과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 서울시 합창단 등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은 화려한 무대로 문화생활에 목말라 있던 시민들에게 단비를 내려줬다.

‘2009 서울시민 신년음악회’로 꾸려진 ‘1000원의 행복’에는 새해의 희망을 전해 주는 밝고 힘찬 곡들이 이어졌다.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의 ‘봄의 소리 왈츠’로 문을 열자 빈 소년합창단은 자신들의 유명 레퍼토리 중 하나인 ‘오, 운명의 여신이여’ 등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인터넷 추첨을 통해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특히 빈 소년합창단이 우리 민요인 ‘아리랑’을 부르자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익숙한 선율의 마지막 곡 ‘라데츠키 행진곡’이 연주될 때는 관중도 하나가 돼 손과 발로 박자를 맞췄다.

엄마 손을 잡고 공연에 와 지휘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공연을 관람했던 김경태(8) 군은 “무척 신났는데 특히 ‘대장간의 합창’에서 나오는 망치 소리가 기억에 남는다”고 흥분했다. 김 군의 어머니도 “1000원으로 어디서 이런 공연을 만날 수 있겠느냐. 이 같은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봉사를 실천하는 시민들에게 관람 기회를 주는 ‘아름다운 사람들’ 프로젝트에 선정된 봉사자 75명도 참석했다.

가톨릭장애인 선교모임 ‘바오로 선교회’의 김민정(46) 씨는 “장애인들은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공연장을 찾기 어렵다”며 “오랜만에 나와 이렇게 빈 소년합창단의 목소리를 듣게 돼서 기쁘다”고 전했다.

빈 소년합창단의 이번 공연은 새해 프로그램을 고민하던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을 찾은 빈 소년합창단에 1000원으로 시민들에게 문화생활을 즐기게 해주는 ‘1000원의 행복’의 취지를 설명하며 출연을 제의하자 빈 소년합창단이 흔쾌히 응해 성사됐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빈 소년합창단이 다른 공연에 비해 적은 개런티를 받고 출연했다”고 전했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하는 ‘1000원의 행복’은 대폭 확대돼 작년보다 7회가 늘어난 총 18회에 걸쳐 진행된다.

다음 달에는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관객들을 찾아가고, 3월에는 교향곡과 발레 음악이 어우러지는 ‘해피 클래식’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1000원의 행복’ 신청은 매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지며 컴퓨터 추첨으로 당첨자에 한해 예매할 수 있다. 당첨이 되지 않더라도 14일부터 이뤄지는 잔여석 예매를 통해 관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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