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3시 40분 서울 종로구 예지동의 한 은행 창구.
여느 때처럼 손님으로 붐비는 은행에 서모(43) 씨가 술 냄새를 풍기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은행에 들어섰다. 그는 은행 창구의 여직원에게 다짜고짜 다가가 “내 돈을 인출해 달라”며 욕설과 함께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술에 취한 사람임을 알아챈 은행 청원경찰 김모(25) 씨가 달려가 제지했지만, 서 씨는 오히려 김 씨의 얼굴을 때리고 은행 내부에 설치된 유리창을 주먹으로 부수는 등 행패를 부렸다.
서 씨는 심지어 은행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이모(42) 씨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
그는 경찰서에 연행된 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술이 깨지 않아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경찰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서 씨가 ‘내가 아담인데 이브는 어디로 갔느냐’며 헛소리를 하기도 했다”며 “대낮부터 술에 취해 눈에 보이는 은행에 들어가 행패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서 씨는 해당 은행에 예금한 돈은 물론이고 계좌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만취 상태에서 은행에 들어가 난동을 부린 혐의(업무방해 등)로 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