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의 세계여성법관회의(IAWJ) 부회장인 김영혜(50·사법시험 27회·사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최근 개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법조계의 ‘우먼 파워’를 대표하는 현직 중견 법관인 김 부장판사가 다음 달 16일 정기 인사를 앞두고 법복을 벗겠다고 밝힌 데 대해 법원 내에서는 놀라는 분위기다.
김 부장판사가 세계무대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2006년 5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IAWJ. IAWJ는 전 세계 87개국 4000여 명의 여성 법관으로 구성된 국제기구다. 당시 그는 한국의 여성 인권 향상을 강조한 이른바 ‘딸들의 반란’이란 명연설로 IAWJ에 가입한 지 3개월 만에 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2010년 IAWJ 본회의 한국 개최를 이끌어냈고, 지난해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IAWJ 부회장에 뽑혔다.
김 부장판사의 사표가 법원에서 수리되면 IAWJ 부회장 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김 부장판사는 그동안 총선과 대선 때 정치권의 영입 제안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법원 내에서는 김 부장판사를 포함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행정법원의 부장판사 5명과 지방의 부장판사 다수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