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안팔고 버틴 원소유주 ‘알박기 무죄’

大法 “시세 42배에 팔았지만 부당이득죄 성립안돼”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울산 주택재개발사업 용지 안에 소유하고 있던 땅을 시가보다 42배나 비싸게 판 혐의(부당이득)로 기소된 김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남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주택재개발사업이 추진되기 전부터 땅을 소유해 온 김 씨가 이를 팔라는 시행사의 제안을 거부해 큰 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이득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김 씨가 시행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땅을 팔면서 큰 이득을 취한 것이 시행사가 재정적으로 궁박한 상태에 빠지게 된 데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거나 큰 책임을 져야 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1991년 4월 울산에 47m²의 땅을 사들여 약 5년간 거주하다 친척에게 세를 주고 근처로 이사했다. 그는 시행사가 해당 용지에 건축사업을 추진하자 자신의 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매각을 거부하다 당시 시세(4400만 원)보다 42배 비싼 18억5000만 원에 땅을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