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피의자 트럭서 여성 머리카락 - 식칼 나와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9분


군포 20대 여성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8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용의자 강모 씨의 축사 옆 농가에서 감식작업을 벌여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 3점과 식칼 등을 발견했다. 농가에서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는 과학수사팀 소속 경찰관들. 수원=김재명 기자
군포 20대 여성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8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용의자 강모 씨의 축사 옆 농가에서 감식작업을 벌여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 3점과 식칼 등을 발견했다. 농가에서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는 과학수사팀 소속 경찰관들. 수원=김재명 기자
군포 20대 여성 살해 피의자 축사-농가주택 정밀감식

세차례 화재로 보험금 5억5000만원 수령

네번째 부인 화재참변 5일 전에 혼인신고

검거 직전 컴퓨터 시간 바꾸고 데이터 삭제

경찰 “범행관련 기록 은폐했을 가능성 크다”

《경기 군포시 20대 여성 A 씨 살해사건의 피의자 강모(39) 씨가 2005년 10월 화재로 사망한 네 번째 부인 명의로 가입한 보험으로 총 4억8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는 또 화재 발생 5일 전 네 번째 부인과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네 번째 부인과 장모가 숨졌던 화재가 보험금과 관련된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8일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특히 강 씨의 축사에 세워진 리베로(1t) 화물차에서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15∼20cm 길이의 머리카락 3점과 식칼, 금반지를 찾아내고 이번 사건과의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다.

▽다른 범죄 집중 수사=머리카락 등이 발견된 화물차는 강 씨가 경기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에 있는 자신의 축사를 오갈 때 주로 이용했던 차량이다.

강 씨의 축사와 농가주택은 경기 서남부 연쇄실종사건 중 2007년 1월 여대생 연모(당시 20세) 씨가 사라졌던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버스정류장과 불과 1km 떨어져 있다.

지난해 11월 귀갓길에서 실종된 주부 김모(48) 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끊어진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수인산업도로 버스정류장과의 거리도 1.5km 정도다.

경찰은 머리카락이 A 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DNA) 분석을 의뢰했다. 금반지는 전 부인이 강 씨에게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강 씨 검거 직후에도 축사 옆 농가주택에서 이번 범행에 사용된 곡괭이와 토치(불을 붙이는 도구)를 찾아냈다.

축사 주변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강 씨는 형(45)과 함께 2005년부터 축사와 농가주택을 임차해 사용해왔다.

마을 주민들은 “강 씨의 형은 거의 매일 찾아와 가축을 돌봤지만 강 씨는 불규칙적으로 찾았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 김모(70) 씨는 “에쿠스 같은 비싼 차를 몰고 다녀 몇 번이나 ‘다른 일을 하냐’고 물어 봤지만 강 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하루 동안 축사 및 농가주택에 대한 정밀감식을 벌여 라면 옷가지 등 20여 점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보험금 노린 방화 의심=강 씨는 검거 직후 “보험금을 1억4000만 원 받았다”고 줄곧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2007년 5월까지 3개 보험사의 4개 보험상품을 통해 총 4억80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씨는 또 자신 소유의 덤프트럭과 자신이 운영하던 순대 가게에서 발생한 화재로 7000만 원 등 지금까지 세 차례 화재로 모두 5억5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강 씨는 숨진 부인과 2003년부터 동거하다가 화재 발생 5일 전에야 뒤늦게 혼인신고를 했다. 또 혼인신고 직전인 10월 17일과 24일에는 보험대리점에 부인 이름으로 종합보험과 운전자상해보험에 가입했다.

강 씨의 한 이웃은 “강 씨가 부인과 장모가 사망한 화재사건 직후 자동차와 상가를 구입했다”고 했으며 인근 주민 B 씨는 “화재로 부인과 장모가 죽은 후 보상금으로 에쿠스를 사고 상가도 얻었다고 해 다들 관심 가지고 강 씨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강 씨의 상가는 안산시 상록구 본오3동에 있는 5층짜리 M건물 중 4층에 위치한 50평 상당의 점포다. 2007년 가을 구입했는데 현재 시세는 2억 원 정도로 세입자가 마사지숍을 운영하고 있다.

▽증거 인멸 의혹=경찰은 강 씨가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컴퓨터 데이터를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 시스템의 시간을 인위적으로 바꾼 것도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은 강 씨가 컴퓨터에 담겨 있는 정보를 삭제하는 등 의도적으로 범행 관련 기록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군포시 원광대 산본병원에서 피해자 A 씨의 유족과 친구 등 50여 명이 오열하는 가운데 A 씨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피의자 강 씨의 형은 28일 오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께 죄송하며 지금이라도 유족 앞에 달려가 멍석말이라도 당하고 싶다”며 “동생이 저지른 끔찍한 일에 대해서는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사형이 내려져도 할 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동아닷컴 임광희 기자


▲ 동아일보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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