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육개혁 ‘고속질주’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1분


원어민 강사가 이동식 영어체험시설인 매직잉글리시버스에서 아이들과 영어로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시교육청
원어민 강사가 이동식 영어체험시설인 매직잉글리시버스에서 아이들과 영어로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시교육청
교장평가에 학부모 참여… 결과따라 인센티브

잉글리시 버스-영어전용 교실 他시도서 배워가

부산시교육청의 교육 실험이 진화하고 있다.

학교장과 교사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등 2007년 직선 교육감 체제 이후 공교육 개혁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 교육개혁은 위로부터

시교육청은 지난해 말 705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벌인 ‘교장, 교감 다채널 평가’ 결과를 조만간 발표한다. 교사와 학부모 등 290여 명이 평가에 참여했다. 학교장의 성과를 학교 구성원이 직접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에 따라 상위 3%에 포함된 학교장이 낙후지역 학교로 가면 연간 연구비 1200만 원, 교감과 행정실장 선택권, 교사 전보권, 연구학교 우선 지정, 평가 1년 유보 등 파격적인 혜택을 받는다.

반면 하위 3% 교장에게는 성과급 최하 등급을 부여하고, 교감의 경우 근무성적을 최하위로 매겨 승진 때 불이익을 준다.

또 시교육청은 교사 평가를 위해 2007년부터 ‘교실수업 개선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했다. 수업 공개, 연구대회 참가, 각종 연수, 교수·학습자료 개발 등을 점수화해 마일리지 형태로 쌓는 것. 마일리지가 높은 교사는 장학요원이나 현장 체험연수 우선권이 주어진다. 부산지역 교사의 84%인 2만3059명이 마일리지 회원으로 가입했다.

설동근 교육감은 “학교장과 교사의 능력이 곧 교육의 질을 좌우하기 마련”이라며 “궁극적으로 공교육의 변화를 꾀하고자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은 영어교육 특구’

겨울방학을 맞은 부산지역 초중등 영어, 수학, 과학 교사 85명은 6일 미국 뉴욕, 시카고, 리버사이드로 연수를 떠났다.

15개 미국 공립 초중등학교에 5개월간 보조교사로 배치돼 현지 교사의 수업을 보고 미국 학생을 상대로 직접 수업도 한다. 지난해에도 뉴욕에서 초등학교 교사 50명이 같은 내용의 연수를 받았다.

지난해 8월부터 매일 부산시내 초등학교에는 ‘매직잉글리시버스’가 다닌다. 원어민 강사와 내국인 교사 3명이 5개 체험공간으로 꾸며진 버스에서 하루 4시간씩 아이들과 영어로 대화한다. 부산에서 처음 도입했다.

영어몰입교육을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곳도 부산이다. 2007년부터 영어과목 외에 수학과 과학 수업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도입 첫해 6곳이던 시범학교를 올해 10곳으로 늘렸다.

빈 교실을 영어도서관, 우체국, 은행, 병원으로 리모델링한 영어전용 교실 459곳을 초중학교에 설치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경순 국제교육팀 장학관은 “매직잉글리시버스와 교사 연수, 영어몰입교육 등을 배우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청의 벤치마킹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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