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부인-장모 방화 살해 의혹도 집중수사
경기 군포시 20대 여성 살해사건의 피의자 강모(39) 씨가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시에서 실종된 주부 김모(48) 씨 사건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와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 씨가 다른 연쇄실종사건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강 씨의 축사와 농가주택 주변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강 씨 옷에서 혈흔 발견=경찰은 강 씨 검거 직후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축사와 농가주택에서 이번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곡괭이와 토치(불을 붙이는 도구)를 발견했다. 경찰은 강 씨가 3년여 전 네 번째 부인과 장모가 숨진 화재 사건의 방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다른 범죄 관련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27일부터 당수동 축사와 농가주택에 대한 집중적인 감식에 들어갔다.
경찰은 28일 농가주택에서 여성용 우산 등 20여 점을 발견한 데 이어 강 씨의 리베로 화물차에서 여성의 머리카락과 옷가지를 발견했다. 경찰은 강 씨의 것으로 확인된 옷가지에서 혈흔을 발견해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감식한 결과 지난해 11월 실종된 김 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김 씨는 지난해 11월 9일 오후 6시께 지인들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수원시 당수동 수인산업도로 버스정류장에 내려 휴대전화로 남편에게 “집에 들어가겠다”고 통화한 뒤 소식이 끊겼다.
▽연이은 사고에 보험사기 의혹=경찰은 또 강 씨가 세 차례의 화재로 5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탄 데 이어 비슷한 시기에 교통사고 등으로 억대의 보험금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강 씨가 1999년 자신의 덤프트럭을 도난당했다며 보험금을 받고 이듬해에는 승용차 사고로 보험금을 타는 등 두 차례에 걸쳐 1억1000만 원을 수령했다”고 29일 밝혔다.
강 씨는 1999년부터 최근까지 해지된 것을 포함해 30여 건의 보험을 들었다. 이 중 화재와 교통사고 등으로 받은 보험금은 총 6억6000만 원에 이른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네 번째 부인과 장모를 숨지게 한 화재사건의 방화 의혹에 대해 “증거를 대면 자백하겠다”며 부인하거나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4, 5명의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강 씨의 심리상태 분석을 시작했다.
안산=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