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저금통 훔친 어리숙한 도둑

  • 입력 2009년 1월 30일 18시 51분


액화천연가스(LPG) 통으로 만든 '특수 저금통'을 훔친 뒤 아파트 지하계단에 숨겨놓았다가 이를 찾으러 갔던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30일 빈 아파트에 침입해 LPG통을 개조한 저금통과 금반지 등을 훔친 혐의(절도)로 정 모(29·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죄로 집행유예 기간인 정 씨는 29일 오후 5시경 김해시 장유면 A(35·회사원)씨의 아파트 방범창을 뚫고 침입해 금반지와 돈이 든 LPG통 등 1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범행 당시 안방의 LPG통을 이상하게 여기고 흔들어 본 결과 동전 등이 들어 있는 저금통으로 확인되자 이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LPG통이 무겁고 날이 밝아 운반이 어렵게 되자 아파트 지하 계단의 구석진 곳에 합판으로 가리고 숨긴 뒤 30일 새벽 2시경 이를 찾으러 갔다가 잠복 중인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높이 50㎝, 무게 15㎏짜리 LPG통 바닥을 뚫어 만든 저금통을 도둑맞았다"는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가스통을 발견하고 용의자가 다시 찾으러 올 것이라는 판단 아래 잠복 중이었다.

A씨는 경찰에서 "4년 동안 동전과 지폐 등 100여만 원을 저금한 '보물단지'를 되찾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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