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달라도 다함께!

  • 입력 2009년 2월 5일 17시 07분


◆다문화 기획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5일 동아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동아일보가 지난 2일부터 2009년 연중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코리아, 다문화가 힘이다'라는 주제입니다.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 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입니다.

(김현수 앵커) 슬로건은 '달라도 다함께'입니다.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강조한 슬로건인데요, 취재를 맡고 있는 강혜승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 이 시점에 다문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요?

(강혜승) 예, 우선 국내 입국해 있는 외국인 현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2008년 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170여 국가에서 온 외국인 85만400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1.7%에 해당합니다. 1998년에는 외국인이 14만7900여 명이었습니다. 10년 사이 6배로 늘었는데요, 이 숫자는 국내에 91일 이상 체류하는 등록 외국인 기준입니다. 단기 체류자나 불법 체류자까지 합치면 국내 외국인 수는 115만 명이 넘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미 다문화 되고 있다는 수치로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추세가 계속 돼 2020년에는 외국인 인구가 176만6900여 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구 1000명 당 35.8명이 외국인이 됩니다.

(박 앵커) 그렇군요. 사실상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현실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네요.

(강) 서울 영등포구나 경기 안산시 단원구가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지역인데, 이 곳은 인구 1000명 당 외국인 수가 80명을 넘어섰습니다. 외국인과의 어울림 자체가 생활이 된 곳들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과격한 변화'라고 표현합니다. 외국인이 급증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미처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외국인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 앵커) 그런데 아직까지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높지 않나요? 단일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영향도 있을 텐데요.

(강) 예,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다문화를 바라보는 폐쇄적인 시각이 국가 경쟁력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중국사회과학원과 미국 벅넬 대가 세계 500대 도시의 경쟁력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뉴욕, 런던, 도쿄, 파리, 싱가포르 등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이들 도시는 모두 다문화 국제도시입니다. 특히 1위에 오른 뉴욕은 외국인 거주 비율이 30%가 넘습니다. 다문화 경쟁력이 바로 글로벌 경쟁력인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제화 지수가 최하위 수준입니다. 단일 민족이나 혈통을 중시하는 분위기 탓에 아직 다른 문화에 폐쇄적이어서 의식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추규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

"우리 국민 일반이 다문화 현상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지고 외국인과 더불어 잘 사는 게 우리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선진국을 향하는 길이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함께 해주시는 게 중요합니다."

(박 앵커) 외국 문화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해서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우리의 다문화 현실에 문제점은 없나요?

(강)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법무부에서 최근 10년간의 외국인 통계를 받아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특징을 요약하면 '급변성'과 '편중성'을 들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나치게 빠른 변화입니다. 사회 제도적으로 준비가 되기도 전에 변화를 맞다보니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차별 문제나 결혼 이주민 사회의 복지, 교육 문제 등입니다. 편중성도 문제입니다. 통계 분석 결과 전체 외국인의 57%가 중국 출신입니다. 중국 출신 중에 상당수는 중국 동포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61%가 단순 기능 인력입니다. 전문 인력은 3.7%로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김 앵커) 체계적인 외국인 정책이 필요하겠군요.

(강) 예,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 대통령 직속의 국가브랜드위원회도 신설됐습니다. 국가브랜드위에서는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다문화 정책도 관리할 계획입니다. 긍정적 신호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학생과 연수생의 증가가 대표적입니다. 1998년 유학생과 연수생 규모는 4000여 명, 그런데 현재 7만 4000명으로 18배로 늘었습니다. 한국과 세계를 이어주는 인적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잠재력을 활성화하고 문제점은 개선하는 체계적인 대응책을 정부와 사회 전체가 고민할 시점입니다.

(박 앵커) 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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