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간부 K(45) 씨가 여성 조합원 A 씨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옴에 따라 이 사건의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첫 번째 쟁점은 실제로 K 씨가 A 씨를 성폭행하려 했는가 하는 점이다. 강간죄는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이기 때문에 A 씨 측이 검찰이나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에야 수사가 시작된다.
성폭행 미수 사건을 무마하려는 다른 민주노총 간부들의 설득 때문에 A 씨가 2차 성폭력 피해를 받았다는 부분 역시 고소가 이루어진 뒤 구체적인 사실 관계가 밝혀져야 처벌 여부를 알 수 있다.
반면 A 씨가 지인 B 씨의 부탁으로 자신의 아파트에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숨겨준 혐의(범인 도피) 부분은 고소장 접수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고 이미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다.
이 위원장을 숨겨준 A 씨와 이를 부탁한 B 씨는 물론 이 과정에 다른 민주노총 간부들의 공모가 있었다면 해당자는 모두 공범으로 처벌받게 된다.
이 위원장이 검거된 이후 K 씨가 A 씨를 찾아가 “이 위원장을 숨겨준 것이 B 씨의 부탁 때문이 아니라 집 앞에 이 위원장 등이 기다리고 있어서 만나게 돼 일어난 일이라고 경찰에 진술해 달라”고 강요한 부분은 범인 도피 혐의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차원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할 수는 있지만 처벌 대상은 안 된다.
법정에서 거짓증언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실제로 거짓증언이 이루어졌을 때에는 각각 위증교사와 위증죄로 처벌을 받는다. 위증교사와 위증죄는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