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지인 속여 3억 편취
6일 사기도박으로 검거된 조모(46) 씨는 서울대 출신의 잘나가는 벤처사업가였다.
서울대 공대를 나온 조 씨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000년 독립해 컴퓨터 부품회사를 세웠다. 사업이 한창 번창할 때는 연매출이 100억 원에 달했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고 2005년 부도를 맞았다.
그는 인형 뽑기 크레인 기계 임대업 등으로 재기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부도 스트레스와 좌절감 때문에 포커를 만지는 날이 잦아지면서 조 씨는 타짜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조 씨는 자신의 학벌을 십분 활용했다. “포커나 한판 하자”며 대학 동창생과 그의 지인들을 끌어들였다. 한의사, 무역업자, 대기업 간부 등 부유층이 상당수였다.
그는 카드 숫자와 무늬가 보이도록 뒷면에 형광물질을 바른 뒤 특수렌즈를 사용해 상대방의 패를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넉 달간 한의사 A 씨 등 4명에게서 3억 원을 땄다. “서울대 출신이라 허튼짓은 안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허를 찌른 것이다.
그러나 조 씨의 ‘타짜 인생’도 오래가진 못했다. 판돈이 커지면 어김없이 돈을 쓸어가는 조 씨를 수상히 여긴 피해자의 신고로 결국 덜미를 잡힌 것.
서울 강남경찰서는 6일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상습 사기)로 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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