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43)씨는 2년 전 경기도 성남시에서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으로 이사를 했다. 살던 집은 세를 주고 자녀 교육을 위해 이 곳에서 3년 정도 더 거주할 예정이다.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6학년, 초등학교 2학년인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다.
김씨처럼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하는 소위 '맹모강남지교'가 합리적인 선택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위원 윤형호 연구위원이 최근 '서울도시연구'에 발표한 보고서 '서울 자치구별 상위학교 진학률에 대한 거주지 효과 분석'에 따르면 자치구별로 명문대 진학률이 최고 3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위원은 2004년 8월과 2005년 2월 졸업한 2년제 이상 대학 졸업자 중 서울지역에 사는 45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조사를 통해 명문대 진학에서 '자치구 효과'를 분석했다. 논문에서 상위대학이란 포항공대, 과학기술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 10개 대학이다.
조사 결과 상위대학 진학 인원은 강남구가 143명, 서초구가 109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강북구는 8명, 금천구 11명, 동대문구 13명으로 격차가 최대 18배에 이르렀다.
이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수 당 비율로 환산하면 서초구가 37%로 가장 높고 강남구가 33%, 광진구가 31%로 2,3위를 차지했다. 진학률이 낮은 자치구는 동대문구 10%, 용산구 10%, 중랑구 11%, 강북구 11% 등으로 나타났다.
명문대 진학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동등한 조건 아래서 측정하면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조사에 따르면 소득 2분위(300~400만원)에서 3분위(400~500만원)로 100만원이 증가할 때는 명문대 진학률이 2.5% 포인트 증가했다. 또한 전업주부의 비율이 10% 증가하면 명문대 진학률이 3%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중랑구에서 강남구로 이사할 경우 명문대 진학률은 무려 20.7% 포인트, 서초구로 이사할 경우에는 23.8% 포인트가 증가했다.
이러한 '거주지 효과'는 개별가구의 특성과는 별개로 학생들 간의 학습경쟁, 사교육 시장의 발전정도, 학부모가 공유하는 대학입시 정보 등 지역사회가 공유한 교육여건 때문에 발생한다는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