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철책 제거 ‘경기 장항습지’ 생태관광지로

  • 입력 2009년 2월 11일 02시 57분


습지생태관-선박형 조류관찰대 설치

군사지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출입을 막았던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이 생태탐방의 중심지로 바뀐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내년까지 군사시설보호구역 철책이 제거되는 경기 고양, 김포시 장항 습지에 양서류 관찰대와 선박형 조류관찰대 등을 짓고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본보 1월 15일자 A3면 참조

▶ 고라니… 재두루미… 버들숲… ‘아파트옆 동식물 낙원’

한강 하구 습지는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이중의 철조망이 놓였고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됐다. 철조망은 1968년 ‘김신조 침투 사건’ 이후 1970년부터 무장공비 침투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것.



그 덕분에 저어새, 흰꼬리수리, 매, 검독수리 등 멸종위기 1급 4종을 비롯해 재두루미, 개리 등 멸종위기종 2급 22종 등이 고스란히 보존됐다.

경기 고양시와 김포시는 지난해 12월 육군 9·17사단과 ‘한강하구 철책선 제거사업 합의각서’에 서명했다. 고양 행주대교에서 일산대교에 이르는 장항습지 일대 12.9km 구간의 1차 철책(도로변)을 걷어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장항습지 안쪽에 있는 8km의 2차 철책은 야생동식물 보호와 습지보전을 위해 남겨둔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이르면 내년까지 계절변화에 따른 장항습지 생태의 변화상을 관찰하기 쉽도록 습지 내부에 습지생태관, 탐조대 등의 생태탐방시설을 짓는다.

올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탐방안내자를 배정한 뒤 가족단위 생태탐방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한강하구에서 자연생태를 관찰해온 습지 전문가와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를 전문적인 습지 해설가로 육성해 탐방안내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는 매년 4∼10월 다양한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러나 철새 및 서식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철새도래기에 맞춰 11월∼다음해 3월까지는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한다. 하루 습지방문객도 최대 250명으로 제한한다.

이 밖에 장항습지를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와 ‘비무장지대(DMZ) 군사시설’ 등 인근 지역과 묶어 생태탐방로를 개발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환경단체 등과 협의할 예정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습지탐방으로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습지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자는 게 이번 사업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