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일정을 멋대로 조정해 스위스 융프라우에 올랐다가 A 씨가 고산병과 몸살에 걸렸다. 결국 출장을 중단하고 먼저 귀국한 A 씨는 회사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이틀 동안 무단결근했다.
남은 B 씨는 함께 간 시공업체 직원에게 돈을 빌려 스위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밴쿠버로 옮겨 가 사흘 동안 관광을 즐긴 후 귀국했다. 여행에 지친 B 씨는 돌아오자마자 연차휴가를 냈다.
이들은 원래 출장 목적을 다 마치지도 않고 돌아와서는 모두 마친 것으로 허위보고까지 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9~10월 실시해 12일 발표한 6개 지방공사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출장과 각종 수당, 근무 태도와 관련해 공기업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SH공사 직원 C 씨는 2007년 연차 휴가 등을 모아서 한 번에 23일 동안 호주에 머물렀다. 이 중 하루는 국제전화로 부하 직원에게 부탁해 국내에서 정상 근무한 것으로 처리했다.
그는 다른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허위로 병가와 시내출장 처리를 하는가 하면 무단결근을 정상 근무로 처리해 연차수당까지 받았다.
인천광역도시개발공사의 한 직원도 거래하는 민간업체 부담으로 홍콩과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또 SH공사는 2003년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개발수당과 생활안전수당을 없애면서 실제로는 이들 수당을 기본급에 편입해 61억여 원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이 공사는 월차휴가 폐지로 없어진 월차휴가보상금 만큼 보전수당을 만들어 21억2900여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인천광역도시개발공사는 2006년 직원을 뽑으면서 전국의 대학을 4개 등급으로 분류해 지원자의 출신 학교 등급에 따라 서류전형 점수를 다르게 준 사실도 드러났다.
<20011030|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011030|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