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자진사퇴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퇴임식이 열린 12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사 강당.
식에 참석한 현직 경찰 5000여 명 가운데 대부분은 ‘근조 경찰’이라고 쓰인 검은색 리본 띠를 가슴에 달았다. 김 청장의 퇴임을 둘러싼 일련의 진행 과정에 항의하는 의미였다.
그만큼 이날 퇴임식 분위기는 침울했다. 김 청장의 퇴임사에 앞서 그의 30년 경찰생활을 다룬 동영상이 방영되자 분위기는 더욱 숙연해졌다.
김 청장은 퇴임사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경찰의 법 집행 의지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며 “용산 사건은 경찰과 국민 모두에게 뼈저린 교훈으로 남아 우리 사회를 한 차원 더 성숙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저의 거취를 두고 소모적인 논란이 계속돼 국정운영의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퇴임사 후 한혜선(서울송파경찰서) 경감이 송별사를 읽자 김 청장은 감정이 복받친 듯 수차례 손수건으로 눈을 가리며 눈물을 흘렸다. 김 청장이 눈물을 흘리자 행사장을 메운 경찰들은 박수를 치며 퇴임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성복(광명경찰서) 경위는 “불법폭력으로 목적을 이루려는 떼법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