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남해안 일대 세계자연유산 등재 가능성 높아

  • 입력 2009년 2월 16일 06시 13분


남해안 일대 ‘한국 백악기 공룡 해안’이 올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가 된다.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는 세계 최초다.

▽‘한국판 쥐라기 공원’=전남 여수, 해남, 보성, 화순과 경남 고성 일대는 50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공룡발자국 화석지다. 해남군 황산면 우항리 일대에서는 세계 최초로 익룡, 공룡, 물갈퀴새 발자국 화석이 동일 지층에서 발견됐다.

경남 고성군은 해안가와 내륙 곳곳에 5000여 개의 화석이 있으며 상족암 일대는 공룡발자국 화석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해안에는 공룡알 및 공룡알 둥지 화석이 약 3km에 걸쳐 있다. 지금까지 공룡알 화석 195개가 나와 단일 지역 공룡알 화석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여수시 화양면 낭도 화석지에는 조각류, 용각류, 수각류 등 다양한 종류의 공룡 발자국이 있으며 이 중 조각류 공룡 보행렬은 84m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길다.

▽자연유산 등재 프로젝트=문화재청은 전남도, 경남도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이 일대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공룡 화석지는 1996년부터 집중 발굴되기 시작했으며 2002년 1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다.

2007년 문화재청은 등재 신청서 작성 기관으로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를 선정하고 추진단을 구성했다. 추진단은 주민 설명회와 세계유산 등재 기원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화석지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현장을 정비했다.

등재 신청서는 지난해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한국 백악기 공룡 해안’이라는 명칭으로 제출됐다.

유네스코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 현지실사를 마쳤다.

▽6월 세계자연유산 등재 예정=등재 여부는 IUCN 이사회 평가를 거쳐 6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신청 지역이 많아 경쟁률이 10 대 1에 이른다.

현재 공룡 및 고생물 서식지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적이 있으나 공룡 발자국 화석지는 없다. 지정된 공룡 서식지는 에티오피아의 아와시 저지대와 오모 저지대, 페루의 리오 아비세오 국립공원, 캐나다 앨버타의 주립공룡공원 등이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가 몇 년 전부터 세계문화유산보다는 자연유산이나 복합유산 등재를 권고하고 있어 세계자연유산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태 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52)은 “한국의 공룡 발자국 화석은 다양하고 희귀할 뿐만 아니라 퇴적층의 질이 좋고 발자국의 보존 상태도 양호해 등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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