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율곡로 6차路로 지하化… 병목 해소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끊긴 창경궁(사적 제123호)과 종묘(사적 제125)가 연결돼 훼손됐던 조선 왕실문화의 정신이 되살아난다.
서울시는 1931년 일제가 민족혼 말살정책의 하나로 창경궁과 종묘를 끊어놓기 위해 연장 개설한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녹지축을 만드는 사업을 2011년까지 끝낼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미 지난주 설계작업에 들어갔으며 올해 10월 공사를 시작한다. 총사업비는 481억 원이다.
조선시대 경복궁과 창덕궁을 잇는 길이었던 율곡로는 동십자각에서 창덕궁 돈화문까지만 뻗어 있었다.
율곡로라는 이름은 1966년 붙여졌다. 현재 창경궁과 종묘는 율곡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로 연결돼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녹지로 연결되는 구간은 율곡로 가운데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원남동 사거리에 이르는 약 600m다.
시는 이 구간을 지하화하면서 현재 왕복 4차로인 도로 폭을 왕복 6차로로 늘릴 계획이다. 대부분이 왕복 6차로인 율곡로는 이 구간만 4차로라 출퇴근시간대에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출퇴근시간대 평균 시속 19.8km인 차량 속도가 24.8km로 빨라질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또 사직로∼의주로∼퇴계로∼흥인문로∼율곡로로 이어지는 도심순환축의 교통흐름도 한결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는 이번 공사를 통해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의 하나인 세운녹지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2007년부터 서울 도심을 4개의 축으로 나눠 각각의 특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세운녹지축 사업은 창경궁∼종묘∼세운녹지축∼퇴계로∼남산을 녹지축으로 연결하는 사업.
종묘 맞은편에 있는 세운상가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현대상가 철거를 시작으로 올해 4월까지 폭 50m, 길이 70m의 녹지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세운상가 일대에 폭 90m, 총길이 1km의 대규모 녹지축을 만들 계획이다.
시는 공사구간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문화재 복원과 관련해서는 설계 과정에서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서울시 김상범 도시교통본부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창경궁 사이의 녹지축은 새롭게 조성되는 세운상가 녹지광장과 청계천, 인사동의 전통문화자원과 연결돼 600년 역사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