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제과점 여주인을 납치했던 용의자 중 경찰에 잡히지 않은 한 명이 경찰이 미끼로 준 위조지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7일 납치 용의자 정모 씨(32)는 이날 오후 6시 반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박모 씨(31)와 만나 1만 원권 위폐 700장을 주고 아이보리색 250cc 오토바이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 정 씨가 돈을 100만 원 묶음으로 건넨 뒤 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으며, 박 씨는 일련번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박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곧바로 용의자를 추적했지만 정 씨를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박 씨가 받은 돈은 11일 경찰이 납치범을 유인하기 위해 전달한 위조지폐의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11일 정 씨 일당을 유인하기 위해 위조지폐 7000만 원을 전달하고 여주인을 구출했다. 현장에서 달아났던 용의자 중 심모 씨(28)는 13일 경찰에 검거됐다.
정 씨가 계속 위조지폐를 쓰고 다닐 가능성은 더 커졌지만 어두운 밤에는 식별이 어려워 적발이 쉽지 않다는 것.
경찰이 만든 1만 원권 위폐는 일련번호가 모두 ‘EC1195348A’로 진짜 지폐보다 1mm씩 더 크고 은색 홀로그램 부분이 어둡게 나타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힘들다.
경찰 관계자는 “위조지폐임을 알고 보면 이상한 점이 보이지만 아무 의심 없이 돈을 받았으면 모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