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손가락 붙은 장애 딛고 피아노 전공으로 졸업

  • 입력 2009년 2월 18일 06시 59분


경성대 교회음악과 김지현씨

손가락이 모두 붙은 장애를 이겨내고 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을 마친 경성대 졸업생의 이야기가 훈훈함을 주고 있다.

20일 경성대 교회음악과를 졸업하는 김지현 씨(24·사진)는 양손 다섯 손가락이 모두 붙은 채 태어난 선천성 장애인. 7세 때부터 그는 엉덩이 살을 떼어 손가락에 붙이고 각각의 손가락을 따로 떼 내는 절개수술을 받았다.

손가락 근육을 발달시키려고 초등학교 때 피아노를 배운 김 씨는 처음에는 손가락 두 개로 연주했다. 반복된 수술 끝에 고교에 입학해서야 열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었다.

당시 그의 피아노 연주를 눈여겨본 교회 사람들의 도움으로 전문가의 강습을 받으면서 실력이 크게 늘어 2005년 경성대 교회음악과에 합격했다. 대학에서 스케일이 큰 음악 대신 자신의 짧은 손가락에 맞는 곡만 연주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때 피아노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때마다 피아노 강습을 도와준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며 같은 과 친구들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해 10월 졸업연주회를 무사히 마쳤다.

김 씨는 “마음을 약하게 먹었다면 피아노 곁을 영원히 떠났을지도 모른다”며 “앞으로 선교사로 활동하며 교회음악 반주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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